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뱅킹 자신감…목적은 'MAU'
내달 개인사업자 전용 여신·카드·대출 서비스 시작
개인 고객으로 경쟁 한계…거래 활발한 개인사업자 공략
앱 하나로 모든 서비스…1,2개월 사업자도 대출 가능
공개 2022-10-27 16:32:46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개인사업자 뱅킹 진출에 앞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 써볼 이유가 없다"라는 내부 평가도 나왔다. 
 
내달 내놓는 개인사업자 특화 풀뱅킹 서비스 중에서도 이목을 끈 것은 신용대출이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인터넷전문은행은 개인 고객에 집중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시중은행의 개인 금융 수요를 빨아들이는 것에도 한계를 느낀 카카오뱅크는 금융 거래가 활발한 개인사업자들이 앱 단골 이용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7일 진행된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이병수 개인사업자스튜디오팀장은 "장기적인 목표는 모든 개인사업자 고객이 카뱅 안에서 금융 거래를 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개인사업자 뱅킹이 MAU 확보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했다.
 
매출 관리를 해야 하는 개인사업자는 수시로 금융 거래를 이용하기 때문인데, 카카오뱅크 측은 '개인' 고객 대상 금융 서비스 노하우를 개인사업자 뱅킹에 녹여냈다고 자신했다. 
 
이 팀장은 "개인사업자는 필요한 경우 돈까지 지불하며 서비스를 이용하려 한다"라며 "개인과 개인사업자 두 고객을 연계한 비즈니스 생성 측면에서 이번 사업자 고객 확보가 미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막내의 무서운 성장…단골 뺏길까 '조마조마'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주(10월17일~23일) 주간 사용자수 순위에서 카카오뱅크는 20위에 올랐다. 토스는 카카오뱅크 보다 2계단 위인 18위에 올랐다. 
 
한 때 카카오뱅크는 월간 이용자수 1위 은행앱이었다. 카카오뱅크 단골 고객은 최근 들어 주춤한 모양새다. 2020년 말 1310만명에서 2021년 말 1523만명으로 두자릿수 신장했으나, 올 1분기에는 1503만명으로 떨어졌다. 카카오뱅크가 상장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분기별 MAU가 전분기 수준을 유지한 적은 있어도 감소한 적은 없었다. 상반기 기준 MAU는 1542만명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여신 점유율 1위 은행이다. 9월 말 여신 잔액 기준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여신의 62% 이상이 카카오뱅크에서 제공한 건이다.
 
문제는 타행으로 고객이 이탈하고 있단 것이다. 작년에는 카카오뱅크는 인뱅 3사 가운데 홀로 여신 점유율이 후퇴했다.
 
가장 늦게 출발한 토스뱅크는 여신 잔액이 올해 3월 말 1조원대에서 이달 5일 기준 7조원으로 성장했다. 9월 말 케이뱅크 여신 잔액(9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토스뱅크의 여신 확보 실적은 고무적이다. 
 
절대적인 규모 측면에서는 우위이지만, 경쟁사의 성장세가 가파르단 점에서 카카오뱅크가 긴장해야 하는 이유다. 증권가에서 카카오뱅크 주가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3년 내 가장 많은 개인사업자 고객 확보 목표
 
카카오뱅크가 기업뱅킹 시장에 뛰어들면서 중점적으로 고려한 점은 '개인사업자의 금융 서비스 이용 경험'이다. 
 
이 팀장은 "기존 은행은 기업뱅킹 설계가 법인을 기반으로 해 개인사업자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없었다"라며 "사업자들이 인증서 없이 개인 전용 상품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업 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앱 하나로 개인 금융 서비스와 기업 금융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케이뱅크를 예로 들면, 기업뱅킹 별도 앱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별도의 앱 설치 필요 없이 앱 하나로 모든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번에 개인사업자 뱅킹을 준비하면서 기존 보유한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인사업자 전용 계좌로 전환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앱 한 곳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편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확대했다. 토스뱅크가 출시한 사장님 대출은 '사업자등록증 상 개업년원일로부터 1년 이상 또는 6개월 이상 매출내역이 있는 연소득 500만원 이상의 개인사업자'를 가입 전제 조건으로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은 사업자등록 후 영업중인 개인사업자라면 신청 가능하다.
 
김진호 신용리스크모델링팀 매니저는 "우리가 활용하는 신용평가 모델에는 1, 2개월 영업한 사업장 정보도 반영됐다"라며 "사업장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개인 신용정보 등 다른 정보까지 활용해 평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소호 대출 비중은 20% 내외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회사채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들이 은행을 찾으면서 기업 여신 성장이 가파르다. 주로 대기업들이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았다. 대출 금리 상승으로 소호 대출의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역신장한 개인 대출과 비교하면 여전히 수요가 있는 편이다. 
 
카카오뱅크는 3년 이내 은행, 플랫폼 사업자 포함 가장 많은 개인 사업자 고객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이병수 팀장은 "개인사업자 여신 잔액은 440조 정도"라며 "카카오뱅크 총여신 가운데 30~50%를 기업 대출로 채우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