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생보사, 금리상승에도 투자손익 '지지부진'…왜?
외화환산이익으로 투자영업수익 증가…환헤지로 비용도 인식해
공개 2022-10-27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금리가 상승하는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투자영업 손익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투자영업수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이는 환율 요인이 주요했던 것으로, 환 헤지(Hedge)에 따라 수익만큼 비용도 인식하게 되면서 이익 규모가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 세 곳의 투자영업이익 합계는 지난 7월 기준 7조8787억원으로 전년 동기 8조6788억원 대비 9.2%(8001억원) 감소했다.
 
개별 보험사별로 삼성생명(4조1393억원)과 한화생명(1조7179억원)이 각각 5228억원, 2492억원 줄었고 교보생명(2조215억원)은 281억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된다.
 
 
투자영업이익의 절대적 규모가 줄어들면서 운용자산이익률도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와 함께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난다.
 
세 보험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 7월 기준 3.27% 수준으로 지난해 동기인 3.13%에서 0.14%p 증가했다. 삼성생명(3.1%)과 교보생명(3.5%)이 각각 0.4%p, 0.2%p 상승한 반면 한화생명은 3.2%로 오히려 0.2%p 하락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경과운용자산 대비 투자영업이익의 비율을 뜻하는데, 투자영업 손익이 줄었음에도 경과운용자산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해당 수치가 올라간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화생명의 경우 경과운용자산을 지난해 동기와 같은 수준에서 유지함에 따라 투자영업이익의 하락이 부각되면서 통계적으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게 됐다.
 
투자영업이익이 부진한 배경은 수익보다 비용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영업수익은 삼성생명(+1조986억원)과 한화생명(+7016억원), 교보생명(+1조1411억원) 모두 전보다 크게 늘었지만 투자영업비용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투자영업비용 규모는 삼성생명이 3조5370억원, 한화생명 2조2210억원, 교보생명 2조7115억원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투자영업비용은 삼성생명이 2조9490억원, 한화생명 2조1271억원, 교보생명 2조3099억원이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본사 (사진=각 사)
 
이는 최근 투자영업수익 증가의 원인이 외화환산이익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익이 발생한 만큼 환 헤지 차원에서 비용도 함께 인식했다는 것이다. 실제 투자영업비용이 증가하는 데는 금융자산처분손실(매도가능증권처분손실) 요인도 있지만 파생상품거래손실 및 파생상품평가손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환 헤지를 100% 수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 관련해서는 이익이 난 만큼 마이너스도 발생한다”라면서 “헤지를 100%로 하면 환에 대한 이익은 결론적으로 없는 것인데, 환 헤지의 정도는 보험사마다 다르다. 내부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정한다”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최근에 환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보험사들은 외화 채권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100% 헤지를 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지급여력(RBC) 제도 같은 데서 장기 만기가 다 인정성이 된다”라면서 “환율이 오를 때 환산 이익도 발생하지만 그것보다 더 크게 파생에서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외화 요인을 제외하고 투자영업이익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까지는 기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리가 상승하면 매년 채권을 새로 사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좋은 채권들을 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성에 나쁜 환경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이것이 이자수익으로 실현이 되어야 투자영업이익으로 인식하는 것인데 여기까지는 기간이 소요되는 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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