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삼성중공업, 조선 3사 중 흑자전환 가장 늦어
예정원가율 100% 수주분 가장 많아
완전 환헤지로 환율 상승효과 미미
공개 2022-10-24 18:13:26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수주잔고 확충, 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후판가격 하락 등 조선사 실적 개선에 우호적인 상황이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예정원가율 등을 고려할 때 삼성중공업(010140)의 실적 개선 시기가 현대중공업(329180)대우조선해양(042660)에 비해 가장 늦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 중 예정원가율 100%인 수주분 비중이 38%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과 비교해 가장 높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올해 8월 말 기준 Clarksons research 자료 등을 활용해 추정한 삼성중공업의 예정원가별 수주잔고 구성을 보면 100%는 38%, 95~100%는 4%, 90~95%는 14%, 90% 이하는 44%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 예정원가율 기준 시점별 매출 구성(추정치). (사진=한국신용평가)
 
현대중공업은 예정원가율 100% 비중이 18%로 가장 낮았으며 대우조선해양은 23%로 그다음이었다.
 
예정원가율이 낮을수록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예정원가율 100% 수주분이 다 소모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신용평가는 내년 하반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이 비중이 가장 낮은 현대중공업은 내년 1분기로 예측됐고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과 마찬가지로 내년 하반기로 추정됐으나 2024년 이후에도 실적 개선세가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중공업이 외환위험관리 전략으로 인해 완전한 환헤지를 추구하는 점도 환율 상승 시기에는 실적 개선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 조선사는 선박 계약이 달러로 체결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 시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실제 현대중공업의 경우 환율 상승까지 감안하면 영업이익 흑자전환 시점이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며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상반기로 당겨질 것이라 전망되지만 삼성중공업은 내년 하반기로 예정원가율만 고려했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원가율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후판가격의 경우 최근에 안정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후판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철광석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2022년 4월 톤당 160달러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점차 안정돼 최근 톤당 1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철용 원료탄 역시 한 때 톤당 600달러를 돌파했지만 현재는 톤당 200~300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조선업 전반적으로 원활한 인력수급 여부, 인건비 상승 수준과 협력업체 관리, 노사관계 리스크 등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관련 프로젝트의 대금 회수 리스크 등이 일부 존재하고 있어 해당 프로젝트의 진행 경과와 대금 수취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