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후계자 경영 준비 '착착'…배당으로 실탄 확보?
예스코홀딩스, 오너가 2·3세 지분 줄이고…3·4세 지분 늘어 눈길
매년 배당금 확대해 지분매입 재원 마련…과거 자회사 고배당 논란도
공개 2022-10-21 08:00:0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LS(006260)그룹이 3~4세들의 경영승계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한창이다. 오너가 2·3세는 지주사인 예스코홀딩스(015360)의 지분을 줄이고 있고, 오너가 4세는 지배력을 늘리는 모양새다. 특히 일각에서는 그동안 에스코홀딩스가 적자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을 확대한 것이 오너가 4세들의 승계 재원을 마련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자녀인 구민기씨는 이달에만 4차례 장내매수를 통해 예스코홀딩스의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해 말 0.00%(470주)였던 구씨의 지분은 0.05%(3261주)로 확대됐다.
 
최근 LS그룹 오너일가의 예스코홀딩스 보유 지분구조는 변혁기를 맞았다. 2020년 말과 비교했을때 구은정 태은물류 사장 등 선대 오너가의 보유 지분은 줄었지만, 구민기 씨를 비롯해 구본혁 사장의 자녀인 구소영 씨,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의 자녀인 구다영씨 등 오너가 3~4세의 지분은 늘어나는 추세다.
 
LS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예스코홀딩스는 LS그룹의 오너일가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10월 현재 구자은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예스코홀딩스의 지분은 39.9%다. 예스코홀딩스가 반기보고서 기준 자사주를 28.9%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 보유 비중은 68.8%에 달한다.
 
 
 
눈에 띄는 점은 3세 오너일가 자녀들의 지분 취득 재원이 배당소득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예스코홀딩스는 이번 구민기씨의 예스코홀딩스 지분 취득 자금출처에 대해서도 ‘배당소득’이라고 밝혔다. 오너일가 자금출처의 원천인 배당소득은 예스코홀딩스에게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스코홀딩스는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있으며 2019년 주당 1750원(총 75억원), 2020년 2000원(총 85억원), 지난해 2250원(총 96억원)을 각각 지급했다. 특히 2020년에는 예스코홀딩스가 779억원의 순손실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배당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했다.
 
예스코홀딩스의 배당 재원은 사업회사들의 배당으로부터 창출된다. 지주회사인 예스코홀딩스는 사업회사 예스코 등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고 있다. 지난해 한 해 예스코홀딩스가 수령한 배당 수익 규모는 128억원이다. 예스코홀딩스는 이 중 주요 자회사로 꼽히는 예스코로부터 매년 적잖은 배당금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예스코홀딩스는 자회사의 고배당 영향으로 2020년 지주비율을 충족하지 못해 지주회사에서 제외된 바 있다. 당초 LS그룹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2018년 4월 예스코홀딩스를 물적분할 했다. 하지만 지주사로 전환한지 3년 만에 지주비율 요건 50%를 충족하지 못해 지주사에서 제외됐다. 현행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는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5000억원, 재무제표상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가 지주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지주비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지만 2020년 말 기준 예스코홀딩스의 별도기준 자산총액은 6178억원, 이 중 자회사 주식가액은 3117억원으로 지주비율은 48.7%에 불과했다. 자회사 주식가액이 2019년 4775억원에서 1년 새 1658억원 가량 감소한 이유는 예스코가 예스코홀딩스에 중간배당으로 1550억원을 지급하면서 투자원가 회수로 회계처리 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LS그룹은 예스코홀딩스를 지주 및 투자사업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고배당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LS그룹 측은 투자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예스코홀딩스가 투자 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투자 수익을 포함한 예스코홀딩스의 지주 및 투자 기타부문 매출은 2019년 453억원에서 지난해 197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자은 회장의 자녀인 구민기씨를 비롯해 (최근 지분을 취득하고 있는) 4세들은 모두 경영 전면에 나서기엔 아직 어린 나이인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오너가 2·3세가 지분을 매도하면 자녀들이 지분을 매입하는 식으로 매매를 반복해 승계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LS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구자은 회장을 중심으로 경영활동이 전개되고 있고, 오너가 3세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LS의 경우 3개 집안이 그룹 및 계열사들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지분을 취득한다고 해서 경영권을 갖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투자 목적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