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대출 고객 정조준…예대율 올리기 '미션' 성공할까
예대율 30%대…타행 대비 낮은 효율성 고심
내년 초 전세대출 출시…'비대면 혁신' 관건
공개 2022-10-14 06:00:00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토스뱅크가 출범 1년째 예대율 불균형으로 속앓이 중이다. 타행 대비 다양하지 못한 상품 구성 탓에 대출 고객을 끌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개인 고객에게 수요가 높은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며 승부수를 띄울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수신 대비 턱없이 적은 여신 잔액을 늘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2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중 전세자금 대출을 선보인다. 이미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신규 상품을 출시하며 대출 고객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3월 출시한 개인사업자 대출이 대표적이다. 토스뱅크는 최고 1억원 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장님 대출을 선보였다. 현재까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9000여억원이다.
 
주택담보대출에 앞서 연내에는 햇살론도 취급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323410)가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서 재직기간이 3개월 이상, 국민행복기금의 보증 가입이 가능한 신용점수가 낮은 근로소득자에 한해 '햇살론15'를 판매하고 있다. 토스뱅크가 준비 중인 햇살론대출은 햇살론15 보다 낮은 금리로 제공, 출범 때부터 역점을 뒀던 '포용금융'을 확대할 방침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복잡한 상품들인 만큼 충분한 준비 기간을 거쳐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토스혁신준비법인 설립 1년 만인 작년 6월 당국으로부터 본인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은행업을 시작했다. 출범 1년을 맞은 토스뱅크가 대출 상품 확대를 적극 검토하는 것은 약점으로 꼽혔던 예대율과 무관하지 않다.
 
토스뱅크의 대출 상품 구성은 비교적 단순하다.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신용대출도 중신용대출 신용평가 요건에 부합되는 근로소득자에 제공하는 '중신용대출'과 신용평가 요건에 부합되는 근로소득자에 제공하는 '플러스대출' 두 가지로 나뉜다.
 
반면, 토스뱅크는 현직장에 3개월 이상 재직한 연소득 1000만원 이상 고객에게 제공하는 '신용대출' 한 가지만 운영하고 있다. 가입 조건을 단순화해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함인데, 많은 고객을 유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달 5일 기준 수신 잔액은 총 22조4000억원, 여신 잔액은 총 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대율은 32%다.
 
은행이 보유한 예금에 대한 대출 비중으로, 당국에선 예금 잔액 이상 대출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통상 예대율 80% 정도가 적정 수준이라고 본다. 이보다 더 낮으면 대출을 제공하고 받는 이자 보다 고객에게 주는 예금 이자가 훨씬 더 많다는 의미로 해석돼 자금 운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낮단 평가가 따른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초기 모습과 비교하면 토스뱅크의 예대율 불균형은 더 두드러진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차 당시 예대율이 70% 내외 수준이었다. 
 
출범 직후 토스뱅크는 대출총량규제로 한시적으로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올 들어 신규 대출 제공이 정상화되면서 여신 잔액도 늘었지만, 예대율은 20% 내외 수준에서 움직였다.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이 100억원의 이자 수익으로 20억원의 이자 비용을 지출한다면, 토스뱅크는 수익의 80% 이상이 비용으로 나간다. 올 상반기 2263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두고도 순이자손익은 260억원에 그쳤다. 조달 비용에서 압박이 크단 얘기다. 직원 1인당 취급하는 예수금이 763억원이라면, 대출금은 100억원에 그쳐 상대적으로 대출 영업에서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
 
 
 
케이뱅크는 작년 말부터 전세대출을 취급했으며, 카카오뱅크는 올 초 주택담보대출을 내놓았다. 출범 이래 두 은행은 전세대출 취급을 고려해왔으나, 실현까지 꽤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이를 감안하면 토스뱅크는 전세대출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셈이다. 
 
토스뱅크를 이용한 고객들은 대부분 개인 고객이다. 실제, 이달 10일 기준 여신 잔액 가운데 86%에 해당하는 6조2150억원 규모의 대출을 개인 고객에게 제공했다. 올 초 사장님대출을 내놓으면서 개인사업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비중은 미미 하다. 토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을 서둘러 내놓으려는 이유다. 가계 여신 가운데 고객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은 상품이 주택담보대출이다. 
 
대출규제 강화와 금리 상승으로 시중은행의 주택자금 대출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 토스뱅크가 주담대를 출시한다면 틈새 공략도 가능하다. 
 
기존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과 비교해 진일보한 '비대면 혁신'을 입히는 것이 관건이다. 기존 시중은행들이 내놓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은 최소 한번은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챗봇' 서비스로 대면 서비스를 대체했다. 다만, 카카오뱅크도 소유권 이전 등기가 필요한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법무사 방문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출시 초반 경쟁을 위해서는 파격적인 금리 책정도 불가피하다. 최근 케이뱅크는 아파트 담보대출을 내놓으면서 연 3.41~4.38%(변동금리, 신보출연료 포함, 이하 11일 기준) 금리를 적용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최대 6%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저리에 제공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