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클립
샤페론, 적자 기업 부담 극복 못하고…IPO 흥행 실패
일반청약서 약 161억원 모여…분위기 반전 실패
기관 254곳 중 241곳 밴드 하단 미만 가격 제시
공개 2022-10-11 15:37:21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 입성을 노리는 샤페론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흥행몰이에 실패했다. 눈에 띄는 영업실적이 나오고 있지 않은 바이오 기업에 대한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은 일반청약 최종 경쟁률은 9.4대 1로 집계됐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005940)에 6262건의 주문이 들어왔으며 청약증거금은 약 161억원이 모였다.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앞서 샤페론은 지난달 29~30일 양일간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254곳의 기관이 참여, 25.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청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2곳을 제외한 252곳 중 241곳이 밴드 하단 미만 가격을 제시했다. 밴드 상위 75% 초과 가격을 제시한 기관은 6곳에 불과했다.
 
샤페론 수요예측 신청가격 분포. (사진=증권신고서)
 
이에 샤페론은 공모가를 당초 제시한 공모 희망밴드(8200~1만200원) 하단보다 39% 낮은 5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금액은 137억원,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112억원 수준이다.
 
올해 지속된 증시 부진에 기술적인 가치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으로 투자 심리가 옮겨가며 적자 기업인 샤페론도 흥행 부진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샤페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05억원으로 적자 기업이다. 추정 손익계산서에도 올해 -2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2023년 -195억원, 2024년 -24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여 2025년 321억원의 흑자를 내겠다는 목표다.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인 것도 있는데 요즘 시장 분위기 자체가 적자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샤페론은 오는 19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당초 17일로 상장이 예정돼 있었으나, 이틀 뒤로 미뤘다. 로봇 감속기 제조사 에스비비테크와 상장일이 겹쳤던 만큼 투자 심리가 분산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