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교체한 카카오, 연이은 ‘플랫폼 국감’에 난색
7일 첫 공정위 국감에 남궁훈·홍은택 각자 대표 증인 소환
골목상권 침해·선물하기 논란…개선책 마련 여전히 ‘미비’
“스타벅스부터 환불 시스템 교체…우마무스메 논란 사과”
공개 2022-10-08 09:57:22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정감사에서 카카오(035720) 수장이 증인으로 소환됐다. 최근 상생 활동 결과를 발표했지만, 골목상권 침해, 선물하기 논란 등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남궁훈·홍은택 각자 대표는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선물하기 환불 시스템을 개편하고, 상생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회에서 국정감사를 열고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 대표 등 플랫폼 기업 관련 증인을 소환했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는 지난해 국감에서 지적받았던 골목상권 침해, 선물하기 논란, 카카오게임즈(293490) 등에 관한 질의를 받았다. 이밖에 카카오뱅크(323410)카카오페이(377300)에 대한 스톡옵션으로 임원들이 부당한 시세차익을 얻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카카오는 2년 연속 수장이 국감장에 소환됐다. 동종 업계인 네이버(NAVER(035420))의 경우 지난해 국감에 출석했지만, 올해에는 서비스 시정방안을 제출해 증인 소환이 취소됐다. 카카오의 경우 김범주 창업자가 지난해 국감에 직접 출석해 상생을 약속했다. 당시 김 창업자는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원 조성 등을 골자로 한 상생안을 발표했고, 이후 의장직에서 사퇴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7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한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선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카카오가 지난해 지적을 받았던 골목상권 침해·선물하기 수수료 안건에 대해 대책 마련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국감 당시 카카오는 반기보고서 기준 계열사 117개를 소유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국내 계열사 수는 지난해 말 138개로 늘었고, 올해 상반기 계열사 수는 134곳에 달한다.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에도 계열사들의 사업적 시너지 창출을 목적으로 M&A(인수·합병)를 단행했고, 총 2040억원을 투입해 13개 기업의 지배력을 추가로 획득한 상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수수료 또한 지난해 국감에서도 한차례 지적받은 바 있는 사안이다. 현행 10%에 달하는 카카오 수취 수수료에 대한 환불 개선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카카오가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5년간 카카오가 선물하기 수수료로 벌어들인 금액은 924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선물하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법률 검토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포인트, 교환권 방식으로 환불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을 빚었던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더비’ 과금 논란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카카오게임즈의 신작인 우마무스메는 일본과 한국 간 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용자들의 마차시위, 환불 요구가 이어졌다. 최근에는 환불 소송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증권가에서는 게임 매출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에 대한 공정위의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궁훈 대표의 경우 국감 데뷔전을 치르기 위해 해외 출장 일정도 조정했지만,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해 국감에서 논란이 일어난 뒤 꽃 배달, 샐러드 배달 등의 사업을 접은 바 있다. 하지만 목표로 제시한 계열사 100개를 달성하기 위해선 두 달 새 30개가 넘는 계열사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환불 시스템 개편에 대해서도 뚜렷한 시스템 개편 시점을 제시하지 못했다.
 
카카오 측도 미흡한 상생 활동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상태다. 홍은택 대표는 이날 국감에서 “골목상권과 상생하기 위해 각종 방안을 마련했지만, 미흡한 결과를 냈다는 점에 대해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기업공개(IPO)로 불거졌던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지만 “대외여건이 좋지 않다”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특히 카카오게임즈 논란은 실적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우마무스메’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통합 9월 매출 순위는 14위로 한 달 새 11계단 하락했다.
 
남궁훈 대표는 이날 국감에서 “올해 3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대한 환불 시스템 개편안을 마련했고, (제휴업체 중 하나인) 스타벅스에서 먼저 시작할 것”이라며 “아직 준비가 미흡해 정확한 시점을 공개할 순 없다”고 밝혔다. 또 “‘우마무스메’와 관련해선 초기 대처과정에서 했던 발언에 대해 후회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에게도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