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서 전기차 판매 감소…"IRA 영향 아냐"
지난달 인도된 자동차 법안 발효 시점 이전 계약분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조업일수 축소 문제일 것
공개 2022-10-05 13:30:09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국내 자동차업계가 긴장한 가운데 본격적인 영향은 내년 상반기에나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전기차 판매량이 줄었지만 이는 법안 통과 이전 계약분으로 전기차 배터리 부족과 관계 깊은 것으로 판단된다.
 
5일 현대차(005380) 미국판매법인(HMA)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지난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지만, 전기차 주력모델인 아이오닉5는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IRA 영향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줄어 판매가 감소했다며 논란이다.
 
아이오닉5.(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지난 9월 한 달간 미국시장에서 5만9465대를 판매했다. 내연기관차는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가 일제히 상승했다. 투싼이 1만2971대, 싼타페는 9192대 판매됐다.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1%, 40%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누적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보다 3% 늘어난 18만4431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아(000270)도 미국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6.4% 증가한 5만6270대를 팔았다. 기아의 9월 판매량은 역대 최고를 찍었으며, 7~9월 판매량인 18만4808대도 3분기 역대 최고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기아 판매실적에서도 눈에 띄는 점은 내연기관차인 스포티지와 쏘렌토의 판매량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스포티지와 쏘렌토는 각각 1만2412대와 7350대가 팔리며 나란히 판매순위 1·2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율은 88%, 79%로 증가율이 가파르다. 
 
전기차 판매율도 현대차와 달리 기아는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 주력 전기차 모델인 EV6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1440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1% 증가한 수치다. 동기간 비교에서 현대차 아이오닉5가 14% 하락한 것과 온도차가 있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IRA 영향으로 보조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임을 손꼽는다. 지난 8월16일(현지 시각) 발효된 I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완성차 조립이 진행돼야만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차량 판매가 줄어들었다는 논리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측은 IRA 여파가 전해지려면 내년 상반기는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안 통과 시점이 차량 판매 시점 1달 전인 만큼 완성차 인도 시점과 시차가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에 차량 인도까지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리는 실정이다. 현대자동차 측에 따르면 아직 이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8월은 여름휴가 기간으로 조업일수가 감소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9월에 인도된 차량은 IRA 발표 이전에 계약한 것이 대부분으로 예상된다”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데다 월별로 휴가 등 (조업일수 차이로) 생산량 격차가 생기며 판매량에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