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로봇·AI(인공지능)·메타버스 등 신사업 진출을 목표로 스타트업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017년 타법인 출자 건수가 4곳에 불과했던 LG전자는 2018년부터 투자시계가 빨라졌다. 당시 LG전자는 중장기 미래사업 준비를 위해 2023년 4월까지 5년간 5000만 달러를 출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LG전자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사업 관련 스타트업의 현황과 미래를 살펴보고, LG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해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LG전자(066570)가 지분투자 한 자율주행 로봇 기업
로보티즈(108490)가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내 자율주행 로봇 ‘일개미’ 관련 규제가 해소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가 실외 자율주행 로봇 ‘집개미’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어서다. 로보티즈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실외 자율주행 로봇 등 신사업 역량을 키워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서비스 로봇 시장 공략에 앞서 로봇 기술에 대한 역량에 갖춘 기업들에 투자를 단행했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12월 로보티즈가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90억원에 1만9231주를 획득했다.
현재 LG전자가 보유한 로보티즈 지분은 8.0%(96만1550주)로 2대 주주다. LG전자는 로보티즈의 노하우를 발판 삼아 서비스 로봇인 ‘클로이(CLOi)’ 개발에 속도를 낸 바 있다. 로보티즈는 LG전자의 클로이(CLOi) 로봇 자율주행 모듈의 하드웨어, 모터제어기를 개발했다.
로보티즈는 실외 자율주행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아직 매출 대부분은 액츄에이터 및 응용제품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외 자율주행 로봇인 ‘일개미’가 아직 규제에 갇혀 있어 주행을 하지 못하고 있고, 실내 자율주행 용인 ‘집개미’의 경우에도 입점 호텔이 4곳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집개미’는 현재 명동 헨나호텔을 비롯해 메리어트 호텔, 엠버서더 명동, 메이필드 호텔에서 운행 중이며 파라다이스 호텔 투입을 위한 논의는 진행 중이다.
실제 로보티즈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23억원이다. 이 중 액츄에이터 및 응용제품이 109억원을 차지하고 있고, 자율주행로봇 관련 매출은 13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가장 먼저 ‘집개미’가 투입된 명동 헨나호텔 매출이 올해부터 구독서비스 유료화를 하면서 이번 반기 반영됐다.
하지만 그간 적자를 냈던 로보티즈의 실적 또한 흑자전환 기대감이 커지는 추세다. 로보티즈는 2019년 국내 기업 최초로 실외 자율주행로봇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의 경우 크기, 공간 등 규제가 있어 시판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자율주행·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봇 배송 등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강조하면서 규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보티즈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받고, 현장 요원 없이 원격 관제로 실외 자율 주행 로봇을 실증 받고 있다.
로보티즈 제품 이미지(사진=로보티즈)
향후 자금확보를 통해 신사업 기반을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로보티즈는 현재 매출이 나지 않는 실외 자율주행 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했다. 로보티즈는 오는 6월 300억원 규모의 2회차, 3회차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로보티즈는 300억원 중 110억원을 시설투자에 사용하고 19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와의 협업 확대도 기대된다. LG전자는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로봇 산업을 꼽았다. 최근에는 서비스 로봇인 ‘클로이’를 앞세워 서빙·배송·안내 등 서비스 로봇 분야에 속도를 내기 위해
LG유플러스(032640)와 협업을 맺었다. LG유플러스의 통신망과 연동해 고객에게 사각지대 없이 연결되는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집개미’는 4개 국어를 제공해 해외 호텔에도 입점이 가능하다”라며 “현재는 연구비 비중이 높고(매출대비 약 25%), 원자재 수급에서 시간 및 비용이 투입되는 부분이 있어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지만, 구독서비스를 본격화한 만큼 내년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