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IFC 인수 무산된 미래에셋, 재무적 완충력 충분
이행보증금 2000억원 반환 요청…전액 못 받아도 신용도 유지
최대 출자한 미래에셋증권, 상반기 당기순익만 IFC 투자액 2배
캐피탈·자산운용도 수익성 우수…대체투자 관련 리스크 추이 주목
공개 2022-09-29 14:32:19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진행하던 4조3000억원 규모의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인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하지만 이행보증금인 2000억원을 전액 반환받지 못하더라도 미래에셋 계열사들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006800) 등 이행보증금을 납부한 미래에셋 계열사 대부분이 충분한 재무적 완충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현재 20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반환받기 위해 싱가포르중재센터(SIAC)에 국제분쟁 중재를 신청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5월 말 매도주체인 싱가포르 소재 SPC(BSREPⅡ KOREA OFFICE HOLDINGS PTE. LIMITED)와 IFC 매입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투자신탁67호’를 설정, 이행보증금을 납부했다. 해당 펀드에는 미래에셋증권이 15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이 35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50억원을 각각 출자했다.
 
당초 미래에셋은 인수자금 및 부대비용인 4조3000억원 중 2조원을 인수금융, 나머지 2조3000억원을 주주대출 및 지분투자로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분투자 일부를 조달하기 위해 만든 ‘미래에셋세이지리츠’가 부채비율이 너무 높고, 3년간 배당이 없다는 이유로 국토교통부의 영업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에 미래에셋은 부동산 펀드 설정 등 대안적인 자금조달 구조를 모색했지만, 급격한 금리상승 및 부동산 시장 경기하강으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인수 무산으로 발생한 손해액은 기 납부한 이행보증금 반환규모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계약 당시 이행보증금은 리츠 영업인가 여부에 따라 환불이 가능한 조건으로 납부했지만, ‘Best effort’ 조항을 놓고 매도주체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향후 싱가포르중재센터에서 반환가능 여부 및 금액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약 이행보증금을 전액 반환받지 못해도 미래에셋의 계열사들이 받는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행보증금의 75%(1500억원)을 부담한 미래에셋증권의 올 6월 말 자기자본은 9조1820억원,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이행보증금 투자액의 약 2배에 달하는 2958억원이다. 미래에셋캐피탈 또한 2017년 이후 자체 여신금융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당기순이익이 이행보증금 투자액의 10.6배인 1595억원에 달하는 등 우수한 수준이다.
 
이규희 나이스신평 선임연구원은 “미래에셋금융그룹은 타 금융그룹 대비 다소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고 있으며 그룹차원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최근 글로벌 금리상승, 부동산 수요 저하 등 비우호적인 거시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산의 수익성 및 건전성 저하에 따른 손실이 확대될 우려가 있어 향후 추이에 대해 주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