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우조선해양…'릴레이 수주'로 내년 반등 '청신호'
누적 결손금 1.6조원에 파업 손실 8165억원 등 '악재'
올해 총 86억달러 일감 확보…수주 목표 97% 달성
공개 2022-09-27 06: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적자 누적, 파업 손실 등으로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선박 수주로 탈출구를 마련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대우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수주에 집중해 왔는데, 최근 발주가 증가하며 수주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향후 전 세계적 친환경 기조에 따라 발주는 확대될 것으로 보여, 대우조선해양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 선박. (사진=대우조선해양)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LNG 선박 2척을 5959억원에 수주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총 86억달러 상당의 일감을 확보해 올해 수주 목표(89억달러)의 97%를 채웠다.
 
지난해 총 61척(108억6000만달러)을 수주해 목표치(77억달러)를 초과 달성한 가운데, 2년 연속 목표 초과 달성에 '파란불'이 켜진 것이다. 이 때문에 여러 악재가 겹친 대우조선해양이 '릴레이 수주'를 통해 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과거 저가 수주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지난해 총 1조7547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56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1조12억원이던 누적 결손금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조6711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 2019년 200%대였던 부채비율은 676.5%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지난 6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나서면서 손실이 발생했고, 그 규모는 8165억원에 달한다. 이는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으로, 올해 호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연이은 수주를 통해 이뤄낸 성과들이 내년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보여 반등이 기대된다. 선박 수주는 곧바로 실적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약 1년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또한 LNG 선박 수주에 집중하며 해당 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LNG 선박 15척을 수주했는데, 올해는 이미 2배에 달하는 30척을 수주했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인 카타르에너지와의 계약 체결이 컸다. 카타르에너지는 지난 2020년 대우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등 국내 조선 3사와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체결했다. 슬롯 계약은 새 선박용 도크를 미리 선점하는 것을 말한다.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1차 수주 물량이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통해 수주한 LNG 선박 수는 대우조선해양이 19척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삼성중공업(18척), 한국조선해양(17척) 순이다. 카타르 프로젝트와 관련된 수주 물량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대우조선해양의 추가 수주 또한 확실시되고 있다.
 
최근 '친환경 선박'으로 주목받고 있는 LNG 선박의 발주는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영향이 크다. IMO는 2030년까지 탄소집약도를 지난 2008년 대비 40% 절감하고,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오는 2050년까지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IMO 규제에 따라 친환경 선박 발주 시장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관련 기술력을 입증받은 만큼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으며 LNG 선박은 대표적인 고부가 물량으로 꼽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이익률 개선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 측도 향후 친환경 선박 시장의 확대를 기대하며, 내년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또한 LNG 선박 수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생산성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과거 조선업 불황기 당시 저가 수주했던 물량은 올해 실적까지만 반영될 것"이라며 "향후 친환경 선박의 발주가 많을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추가 수주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LNG 선박 건조에 집중하기 때문에 생산성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