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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성과 없는 투자에 ‘부담’
배터리 부문 적자 지속…SK온 IPO 통한 자본확충 지연
우크라이나 사태로 수요 둔화…올레핀 수익성 개선 시점 불투명
공개 2022-09-21 14:31:47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이 업황 부진, 초기 비용 부담으로 투자 규모에 부합하는 성과를 시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부문에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영업적자가 지속되면서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SK온이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진행하고 있지만 자본확충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업황 부진, 초기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해 투자 규모에 부합하는 투자성과를 시현하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 부문은 원재료 가격 상승, 신규 공장 비용 증가로 올해 상반기 약 6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올레핀 설비의 경우 업황 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온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배터리 판매량 기준 5위권 업체로 성장했다. 2022년 8월 말 기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약 77GWh 수준이며, 글로벌 자동차업체의 전기차 출시 확대에 맞춰 미국, 중국, 헝가리 등 주요 거점에 생산능력을 급속하게 확대하면서 2025년에는 생산능력이 200GWh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경우 화학 사업 위주로 사업을 다각화 하고있는 동종업체 대비 에너지 전환 대응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 하지만 배터리부문의 대규모 투자 부담, 영업적자 기조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레핀의 경우 수요 부진, 원가 상승 등으로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또 최근엔 물가 상승압력,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경기에 연계된 수요 둔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향후에도 글로벌 에틸렌 생산설비의 추가적인 가동이 예정된 상황으로 산업 내 수급구조와 신규 올레핀 설비의 수익성이 단기간에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사업 자회사인 SK온의 IPO(기업공개)를 통해 자본확충을 할 여지가 남아있지만, 아직 프리IPO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제품 수요 감소에 대응한 비정유부문의 확장 전략과 투자 성과, 에너지 전환 대응 수준, 관련 재무부담 통제력 등에 따라 업체별 사업안정성과 재무안정성의 격차가 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김문호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상반기 우호적인 정유 산업 업황과 대규모 이익 창출이 시현됐지만,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의 차입 부담 등을 감안했을 때 신용등급을 회복하기에 충분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향후 SK이노베이션의 추가적인 배터리 투자 규모와 사업 확장 전략, Pre-IPO 실현 여부를 포함한 자금조달 방안, 투자 규모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투자 성과 창출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