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급증한 카드업계, 단기차입 의존도 커졌다
장기자금 구하기 난항 속 조달금리 완화 안간힘
공개 2022-09-08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시중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카드업계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자금 조달에 난항이 따르고, 조달금리 상승 부담도 커지면서 조달구조가 과거 대비 단기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7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신용카드사 7곳의 조달비용은 총 1조1359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9295억원 대비 22.2%(2064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조달비용 내역을 살펴보면 신한카드 2805억원, 삼성카드(029780) 1943억원, KB국민카드 1978억원, 현대카드 1592억원, 롯데카드 1330억원, 우리카드 1051억원, 하나카드 660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조달비용의 증가 규모는 신한카드가 485억원, 삼성카드 406억원, KB국민카드 288억원, 현대카드 299억원, 롯데카드 240억원, 우리카드 249억원, 하나카드 97억원이다.
 
 
 
이는 작년부터 기준금리가 여러 차례 인상되면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도 꾸준히 상승한 탓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여전채 수익률은 전날 기준으로 잔존기간에 따라 △6개월 이하 3.48% △6개월 초과 1년 이하 4.17% △1년 초과 2년 이하 4.71% △2년 초과 3년 이하 4.85% △3년 초과 5년 이하 5.01% 수준으로 나타난다.
 
올해 초에는 여전채 수익률이 1.77~2.39%에서 형성됐던 점을 고려하면 조달금리가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카드사는 대고객 조달 채널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상대적으로 시장성조달비중이 높게 나타나는데, 지난해 말 기준 해당 수치는 56.1%로 다른 금융산업 대비 두 배 이상 높다. 그만큼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 영향이 크다는 뜻이다.
 
시중금리 상승 영향으로 여전채 발행 여건도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여전채 누적 발행량은 33.3조원으로 전년 동기 47.3조원 대비 29.6%(14조원) 줄었다. 이 가운데 카드채(8개사)는 9.6조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63.8% 수준에 머물렀다.
 
김서연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최근 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채권 발행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전력(015760) 채권 발행이 확대되며 여전채 수요가 더욱 위축됐다”라고 분석했다.
 
조달원 확보 노력으로 장기채 발행이 이뤄지고 있지만 평균 만기 수준은 하락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기준 카드업계 합산 금융시장조달액(고정금리채, 변동금리채, 장기CP 등)의 가중평균 만기는 3.1년으로 지난해 동기인 4년보다 짧아졌다.
 
채권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장기채보다 단기채가 선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조달금리 상승 폭을 완화하기 위해 단기자금 조달 비중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상반기 조달비용 급증 (사진=연합뉴스)
 
차입부채에서 단기차입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뜻하는 단기차입의존도는 올 상반기 기준 카드업계 평균 7.6%로 지난해 말인 5.8%보다 1.8%p 증가했다.
 
카드사별 단기차입의존도는 신한카드 4.1%, 삼성카드 1.6%, KB국민카드 8.7%, 현대카드 4.7%, 롯데카드 10.5%, 우리카드 13.0%, 하나카드 10.5% 등으로 집계된다.
 
신한카드(-0.2%p)와 현대카드(-4.3%p)를 제외하고 나머지 카드사들은 해당 수치가 모두 상승했다. 특히 롯데카드(8.7%p)가 크게 늘었으며 우리카드(3.2%p), KB국민카드(2,1%p), 하나카드(1.2%p) 등은 소폭 증가했다.
 
이와 관련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먼저 장기자금 조달이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라면서 “금리 문제도 있지만, 투자자 쪽에서 장기적인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 보니까 최대한 기간이 짧은 것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이유로는 최근 카드 결제 부문의 실적이 늘면서 결제 비중이 높아졌다”라면서 “일시불 결제와 관련된 부분은 차입 기간이 짧은 자금과 매칭이 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단기차입금이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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