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급락…HMM 민영화 청신호 전망
시총 10조 이상…인수기업 찾기 난항
피크아웃 우려에 주가 하락…인수사 찾을 기회
공개 2022-09-06 09:22:36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던 해상운임이 급락하며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운업계 일각에서는 운임 피크아웃이 HMM(011200) 민영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치솟던 해상운임의 피크아웃 조짐이 본격화하며 업계 1위 HMM의 민영화가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 등 채권단 관리체제  하에 있는 HMM은 업계 호황을 거치며 10조원을 넘긴 시가총액이 민영화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사진=HMM)
 
실제 HMM의 시총은 글로벌 해상 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를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SCFI가 지난 2일 2847.6포인트(p)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HMM은 5일 종가 기준 직전 거래일보다 3.5% 감소한 주당 2만600원으로 마감했다. 시총은 10조74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7일 SCFI 지수가 집계이래 최고치인 5109.6p을 기록하자 HMM 주가는 주당 2만6200원(종가 기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HMM은 시총 12조9000억원을 나타냈다. 운임 상승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탓이다. 
 
HMM의 최대주주는 지분 20.69%를 보유한 KDB산업은행(산은)이다. 2대 주주는 19.96%의 지분을 보유한 해진공이다. 양 기관이 보유 중인 HMM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모두 포함할 경우 지분율은 70%를 넘어선다. 
 
주식수로는 각각 1억119만9297주와 9759만859주이다. 5일 종가 기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840억원과 2조100억원 상당이다. 4조원이 넘는 자본금을 들여야 HMM 인수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조원에 달하는 M&A에 중견기업이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삼성·현대차·SK·포스코그룹 등 국내 내로라하는 그룹사들이 HMM 인수사로 거론된다. 물론 그룹사들조차 수조원에 달하는 인수금액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HMM 주가가 주당 2120원(2020년 3월·2년 중 최저가)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가치는 각각 2140억원, 2060억원으로 4000억원 상당으로 10분의 1로 축소된다. 단순 시총만으로 계산하면 팬오션(028670), 대한해운(005880), 흥아해운(003280) 등 해운업계 중견사들도 충분히 HMM 인수 도전이 가능하다. 
 
한편 HMM은 해운업계 호황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 9조9500억원, 영업이익 6조8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153% 증가한 수치다. 부채비율은 46%, 현금성자산만 12조원에 이른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