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오티에르 첫 깃발 '유력'…강남권 영토 확장 나서나
현대건설, '방배 신동아' 입찰 불참 밝혀…강남권 500여세대 대단지
포스코건설 '무혈입성' 가능성…향후 강남권 수주 선점 효과도
공개 2022-09-07 06: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포스코건설이 정비사업 시장에서 강남권에 본격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강남권에서는 100여가구 단지 수주에 그쳤던 포스코건설이 500여가구 단지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 대단지의 경우 분양가가 높아 향후 실제 수주로 이어질 경우 포스코건설의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 사옥. (사진=포스코건설)
 
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방배동 신동아 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을 놓고 포스코건설과 경쟁하던 현대건설(000720)이 최근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대건설은 조합이 사실상 경쟁 건설사의 전시관 관람을 용인했다는 이유로 입찰에 응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입찰은 다음 달 4일 마감 예정이다. 
 
경쟁사인 포스코건설은 지난 7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출시한 뒤, 방배 신동아 단지 인근인 내방역 근처에서 '오티에르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와 관련해 "조합측에 수차례 공문을 통해 답변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해당 단지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물밑 홍보전을 벌인 곳으로 향후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 바 있다. 그러나 사실상 현대건설이 철수함에 따라, 포스코건설이 '무혈입성'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입찰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포스코건설이 실제 수주할 경우 '강남권 단지 수주'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포스코건설은 지방에서는 수주, 시공 단지들이 많지만 서울, 특히 강남권에서 수주한 단지는 많지 않다. 신반포 21차와 18차(337동) 재건축 등을 수주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두 단지 모두 200세대가 안 되는 규모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브랜드 파워'를 약점으로 자체 분석하고, 강남권 수주를 목표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오티에르' 최초 적용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큰 방배 신동아는 493세대로, 포스코건설이 이번 사업을 무리 없이 따낼 경우 해당 단지는 회사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강남권 수주 단지'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또한 해당 수주가 인근 강남권 단지의 추가 수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9년 신반포 18차를 수주한 뒤, 그다음 해 바로 인근 단지인 신반포 21차를 수주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수주는 일단 '깃발'을 꽂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라며 "자연스럽게 사업성이 우수한 인근 지역에 홍보 효과 등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남권 주요 단지인 방배 신동아 수주에 '청신호'가 켜짐에 따라, 향후 포스코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이미 약 2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따내 도시정비사업 수주 '3조 클럽' 2년 연속 가입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에도 강남권 단지 공략 등을 통해 호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연스럽게 포스코건설의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4조6020억원, 영업이익 24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1% 감소하며 다소 주춤했다.
 
지난 3개년 기준으로 보면 매출, 영업이익 모두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2019년 7조6503억원에서 2020년 7조7944억원으로 증가했고, 2021년 8조1986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2019년 2475억원에서 2020년 3797억원으로 늘었으며, 2021년에는 4409억원을 기록했다.
 
'강남권 수주'는 이러한 실적 개선세의 추진력이 될 수 있는 만큼 포스코건설은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방배 신동아' 수주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방배 신동아 수주에 온 힘을 쏟아 수주해, 강남권 명품 단지로 조성하겠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