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SK, 정유·화학 변동성에도 반도체 기반 성장 지속
SK하이닉스 주력 디램 시장지위 우수…원가경쟁력 효과 톡톡
SK이노베이션, 정유·화학 부진 회복…SK텔레콤 등 안정적인 성과
공개 2022-08-31 16:19:23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SK(034730)가 정유·화학, 에너지, 통신, 반도체 등의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각 사업 부문에서 최상위권의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유·화학 부문의 경우 2020년까지 경기 변동과 업황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며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지난해부터는 사업 성과가 개선되고, 반도체 부문의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3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는 2012년 하이닉스 인수로 편입된 반도체 사업에서 글로벌 D램 2위, 낸드 2위의 확고한 지위를 유지, 우량 고객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SK는 2019~2020년 메모리반도체 부문 업황 조정, 유가 및 정제마진 급락, 화학 및 윤활유 마진 하락 등의 요인으로 정유·화학, 반도체 부문 실적이 크게 감소했지만, 지난해 정유·화학 사업이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19.6조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의 사업구조는 정유·화학, 에너지, 통신, 반도체, 기타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정유·화학이 전체 매출 중 34%, 반도체가 30%, 통신이 12%를 각각 차지한다. 이 중 그룹 매출의 60%를 넘게 차지하는 정유·화학과 반도체 업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SK하이닉스(000660)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부문은 주력 사업인 디램 부문의 미세화 투자를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로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마진율 50% 수준의 우수한 채산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선단공정 비중을 확대해 원가를 절감, 영업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올해에도 대내외 불확실성과 품질 이슈에 따른 비경상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지만 우수한 원가경쟁력에 힘입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림=한국신용평가)
 
SK이노베이션(096770) 등 정유·화학 부문의 경우 코로나19로 비롯된 석유제품 수요 위축, 원유 공급 과잉 등의 영향을 받아 유가 및 정제 마진, 화학제품 스프레드가 급락하면서 2020년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부터는 유가 및 정제 마진이 상승하고, 윤활유 부문의 수급여건이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이밖에 통신 계열사인 SK텔레콤(017670)은 시장 1위의 가입자 기반과 브랜드 경쟁력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하고 있고, 에너지 계열사(SK E&S·SK가스(018670))는 도시가스 및 LPG 사업의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특히 전력 사업은 2020년 전력 수요 감소로 수익성이 저하됐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SMP(전력판매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영업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인다. 이를 토대로 지주사인 SK는 자체 사업, 배당 수익을 통해 견조한 수익을 유지할 전망이다.
 
장수명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정유 부문에서 국내 1위의 정제능력, 수직계열화된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고, 과점체제가 굳어진 반도체 부문에서도 우수한 사업지위를 확보하며 양호한 영업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현재 지분투자 등 대규모 자금 소요가 지속 발생하고 있고, 주력 사업인 정유·화학 등은 실적 변동성이 높다는 점을 봤을 때 향후 영업현금흐름 추이, 비핵심 자산 매각, 계열사 IPO(기업공개) 등에 따른 재무부담 변화는 모니터링 해야 할 요소”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