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골 깊어진 삼영이엔씨, 채무 부담도 비상
외부 변수·회계 강화로 상반기 영업실적 부진
6개월 만에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가파른 상승
공개 2022-08-30 08: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2년여의 경영권 다툼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던 삼영이엔씨(065570)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과 회계 강화로 인한 비용증가 효과로 인해 올해 상반기 다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실적 악화에 따른 현금흐름 약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사업 관련 투자도 예상되고 있어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영이엔씨 올해 상반기 매출은 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4억원을 기록, 적자폭은 더욱 확대됐다.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수출 중단이다. 삼영이엔씨의 지역별 매출을 보면 올해 반기 유럽 매출은 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억원)보다 92.3%가 줄었다.
 
매출이 줄어들 상황에서 회계상 평가기준을 강화한 것이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영업손실 규모를 키웠다.
 
 
 
재고자산의 경우 과거 4년 정도의 재고자산 회전율을 고려해 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올 반기 기준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은 74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25.3% 증가했으며 매출원가로 반영된 재고자산 평가손실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2억원)보다 2531.1% 늘었다.
 
또한 제품화를 전제조건으로 무형자산으로 잡히던 연구개발비가 올해부터 경상개발비로 반영하는 걸로 바뀌면서 경상연구개발비가 1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0.1% 증가했고 판매비와 관리비가 63억원으로 22.2% 늘면서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이와 관련 삼영이엔씨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매출원가와 영업비용 증가 등으로 올해 상반기 수익성에는 부정적이었으나 재고자산과 무형자산 평가기준을 강화, 재무적으로 좀 더 안정적으로 가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흑자전환으로 반등했던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 부진이 지속, 채무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삼영이엔씨는 지난 2019년 자회사 청산, 대손충당금 증가와 자산손상차손이 늘어나며 적자로 전환됐고 2020년 코로나19 장기화 타격으로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 증가와 매출원가가 상승하면서 영업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됐다. 더구나 당시 경영권 다툼까지 발생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2019년 영업이익은 -25억원, 2020년 영업이익은 -26억원이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잉여현금흐름(FCF)도 나빠졌다. 2018년 20억원이던 잉여현금흐름은 2019년 -11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됐으며 2020년 -47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면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의 필요성이 커진다고 해석된다. 실제 부채총계를 살펴보면 2018년 87억원에서 2019년 110억원, 2020년 256억원으로 늘었으며 총차입금 역시 2018년 39억원에서 2019년 48억원, 2020년 177억원으로 늘었다.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부채비율은 2018년 10.3%, 2019년 14.7%, 2020년 34.4%로 오름세였고 차입금의존도는 2018년 4.2%, 2019년 5.6%, 2020년 17.7%로 상승했다.
 
2021년에는 신제품 출시와 이에 따른 매출증가, 마진개선 등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13.6% 증가한 401억원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당시 부채와 차입금을 줄이면서 2021년 부채비율은 26.4%, 차입금의존도는 14.1%로 개선했다. 특히 길었던 경영권 분쟁이 원활하게 마무리됨에 따라 추후 실적 개선세를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실적이 악화되면서 잉여현금흐름은 -26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지속했으며 부채총계는 전년 대비 92.4% 증가한 383억원, 총차입금은 280억원으로 109% 늘었다. 부채비율은 97.4%, 차입금의존도는 26.4%로 6개월 만에 지난해 말보다 각각 71%p, 12.3%p 가파르게 상승했다.
 
삼영이엔씨가 신사업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분투자 등 비용 발생 가능성도 존재한다. 물론 이달 18일 5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빠르게 악화된 채무 부담은 어느 정도 완화될 수도 있다.
 
결국 실적 회복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흑자전환을 통한 현금창출로 차입 관리에 나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 때문이다.
 
삼영이엔씨 관계자는 “e-내비게이션 선박단말기 공급으로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상반기에 비용을 미리 반영한 효과가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