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수익성 악화에…시름 커지는 재무건전성
적자 지속에 부채비율 676.5%…누적 결손금 1조6711억원
파업 손실까지 하반기 실적 반영…"수주액 높아 내년부터 개선 기대"
공개 2022-08-29 08:3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도 적자를 기록하며 부채비율이 치솟고 있고,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성 차입금이 보유 현금의 2배를 넘어선 상태다. 여기에 3분기 실적에 파업으로 인한 손실 반영이 예정돼 있어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회사는 지난해와 올해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676.5%에 달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523.2%였던 부채비율이 한 분기 만에 또 치솟은 것이며, 지난해 말 기준 379%였던 점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56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 1조7547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적자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기준 1조12억원이던 누적 결손금이 올해 상반기 기준 1조6711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과거 저가 수주, 원자재 가격상승 등이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10년대 중후반 조선업이 불황기를 맞으면서 선박 발주 규모가 감소했고,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은 우선 물량 확보를 위해 저가입찰로 수주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수주한 물량들로 인한 손해가 영업손실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모두 치솟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핵심 원재료는 스틸 플레이트, 섹션, 페인트 등이다. 스틸 플레이트 가격은 지난 2020년 톤(ton)당 67만7647원에서 지난해 108만5091원까지 오르더니, 올해 상반기 기준 126만7885원을 기록했다. 섹션 가격도 2020년 68만7500원, 지난해 112만2925원, 올해 상반기 134만2855원으로 올랐고, 같은 기간 페인트 가격도 리터(L)당 3373원, 3675원, 5624원까지 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 분기별 현금 및 현금성자산 추이. (사진=대우조선해양)
 
이 같은 영향들로 적자가 쌓이면서 보유 현금 규모도 줄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1061억원이다. 지난해 말(1조7789억원) 대비 37.8%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4313억원이었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올해 상반기 –1조49억원으로 크게 나빠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차입금 규모도 크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사들이 그간 '헤비테일' 방식의 계약을 맺어왔기 때문이다. '헤비테일'이란 조선사들이 계약금과 1~3차 중도금을 10%씩 4차례, 인도 단계에서 나머지 잔금 60%의 대금을 받는 방식을 뜻한다. 조선사들은 선박 건조 시 원재료 등을 대량으로 구입해야 하는데, 초기에 들어오는 자금이 적어 차입금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이는 재무상태 악화의 요인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은 2조741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2조4633억원에서 2780억원 늘어났다. 이 중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중 단기차입금이 1조4241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이 1조2054억원으로 두 금액을 더 하면 2조6295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해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1조1061억원) 규모를 고려하면 크게 부담되는 금액이다.
 
이러한 가운데 '파업 비용' 손실 반영도 예정돼 있어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 지난 6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은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협상에 합의하며 사태가 일단락되긴 했으나, 그간의 작업 중단으로 816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지난해와 올해 활발히 수주를 하고 있어, 내년에는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재무지표 또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61척(108억6000만달러)을 수주했으며, 목표치(77억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총 29척(66억7000만달러)를 수주했고, 이는 목표치(89억달러) 대비 75%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조선업은 선박을 수주한 것이 바로 실적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1년 반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라며 "내년에는 실적 개선을 이뤄내 부채비율 등 지표 개선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