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IPO 주관사 선정했지만…상장 성공여부 여전히 '미지수'
대표 주관사에 한국투자증권, 골드만삭스…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 선정
올해도 실적 부진 이어져…상반기 순손실만 '700억원대'
공개 2022-08-24 16:34:45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11번가가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지만, 업계에서는 11번가 상장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낮은 시장점유율과 부진을 거듭하는 실적이 이유로 꼽히는데,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며 또 다시 영업손실을 늘렸다. 매출액 또한 한 자릿수 증가하는 데 그치며 3년 연속 5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11번가 본사(사진=연합뉴스)
 
11번가는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016360)을 각각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11번가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과 관련해 <IB토마토>에 “자세한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주관사들과 함께 공모주 시장에 대한 분석과 시장 환경 및 IPO 절차 등을 고려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형일 11번가 사장은 지난 5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내년 IPO 추진 계획과 함께 기업가치 인정에 집중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11번가는 2023년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당시 하 사장은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와 SK페이를 토대로 한 커머스 생태계 확장, 규모있는 매출액 성장을 동반함으로써 체력과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2022년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11번가의 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부진한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 11번가는 2022년 상반기 매출 2817억원, 순손실 7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6% 늘었지만 순손실도 189억원에서 591억원으로 증가한 상황이다. 
 
비장의 카드였던 아마존 직구 서비스 또한 유의미한 효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반면 내실 경영을 위해 직매입 사업을 다시 시작하며 물류 투자 비용은 늘었다. 올해 기존에 물류센터가 있던 파주에 물류센터 한 곳을 더 추가하고, 인천과 대전 지역에도 물류센터를 열며 익일배송 물류 처리량(CAPA)을 이전대비 10배 이상 늘렸다.
 
점유율 반등도 쉽지 않아 보인다. 11번가 업계 점유율은 6% 정도로 네이버(17%), SSG닷컴(15%), 쿠팡(13%) 등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11번가는 2018년 SK텔레콤이 SK플래닛에서 인적분할하며 별도 회사가 됐다. 분사 당시 11번가는 2조7000억원 가량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11번가의 기업가치가 4~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에 크게 밑도는 수치다.
 
한편 이커머스업계에서는 컬리가 최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 밖에도 SSG닷컴과 오아시스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