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수익성 다 잡은 금호건설, '민간 중심' 체질개선 통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 중 민간 부문 61% 차지
매출 2조원 돌파…부채비율 166%까지 떨어져
공개 2022-08-25 06: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금호건설(002990)이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공공공사의 비중을 줄이고 채산성이 높은 민간공사에 집중하면서 외형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현금이 불어나며 재무부담을 낮추고 있어 재무건전성도 회복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금호건설의 민간 도급공사 매출액은 57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도급공사(9433억원)에서 61.1%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전체 도급공사에서 민간공사 비중이 6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금호건설은 건축·토목부문 등의 '관급공사'를 주력사업으로 삼았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해당 부문 수주 순위에서 5위권 내외를 꾸준히 기록했고, 2017년에는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금호건설은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채산성 높은 민간공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꿔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국내 도급공사 매출액 중 민간공사 부문의 비중은 33.3%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상승해 2021년에는 54.6%까지 늘었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60%를 넘기며 확실한 주력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금호건설이 이달 수주한 '충북 옥천 마암리 공동주택 사업' 조감도. (사진=금호건설)
 
특히 민간 주택부문에 집중한 효과가 컸다. 금호건설은 '틈새시장'을 겨냥해 비교적 규모가 작은 단지들을 목표로 수주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금호건설은 이달에도 1098억원 규모의 '충북 옥천 마암리 공동주택 사업'을 수주했으며, 앞서 올해 인천 용현 성신아파트 소규모재건축, 안성 당왕지구 6-2블록 공동주택 신축공사, 인천 왕길역 공동주택 신축공사 등을 따냈다.
 
5년 전과 비교해 공공공사와 민간공사의 매출 비중이 정반대로 바뀜에 따라 실적도 개선됐다. 금호건설의 지난 5년간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7년 1조2979억원, 2018년 1조3767억원, 2019년 1조5977억원, 2020년 1조8296억원, 2021년 2조651억원 등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상반기에는 96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에프앤가이드는 금호건설의 올해 연간 매출액을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2조898억원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 또한 2017년 311억원, 2018년 423억원, 2019년 555억원, 2020년 812억원, 2021년 1116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한 352억원을 기록했으나, 이는 최근 건설업계를 덮친 '원자잿값 리스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는 3~4분기 실적 회복을 통해 연간 영업이익은 8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간 실적 개선이 이뤄지며 보유 현금 규모도 커졌다. 지난 2017년 금호건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41억원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기준 2644억원까지 불어났다. 민간부문 사업확대에 힘입어 영업활동현금흐름 축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금호건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7년 759억원에서 2021년 1812억원으로 138.8%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지난 2017년 227.2%였던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은 2019년 255.2%까지 올랐으나, 2021년 165.9%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206.9%로 다시 늘기는 했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다.
 
다만, 이 기간 오히려 금호건설의 부채 규모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건설의 부채는 2017년 8922억원에서 2021년 1조832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자본 규모가 크게 늘어나며 이를 상쇄시킨 것으로 보인다. 2017년 3926억원이었던 자본 규모는 2021년 6528억원으로 66.2%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5654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하반기 다수의 분양 현장을 통해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 4분기에는 분양가 상한제 개선 발표 등을 앞두고 일정이 연기된 단지들이 분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금호건설의 분양은 780세대에 그쳤지만, 오는 4분기 분양이 예정된 세대 수는 4859세대에 달한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분양가 상한제 개선 등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하반기 분양세대가 늘면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호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5위에 오르며, 지난해 22위에서 7계단 상승을 이뤄냈다. 공사실적평가액,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신인도평가액 등 모든 평가 부문에서 지난해 대비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경영평가액은 3487억원에서 6999억원으로 100.7% 증가했으며, 신인도평가액도 1552억원에서 3778억원으로 143.5% 오르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