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투자 늘린 기업은행, 배당수입 '최고 기록' 또 깨나
상반기 배당수입 1783억원…연간 기준 전년도 수입 넘을 듯
올해만 비상장사 42곳에 투자…기존 투자 기업 주주환원 확대
위험가중치 300~400%→250%로 낮아져…"자본비율 관리하에 투자"
공개 2022-08-24 06:00:00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기업은행(024110)의 배당 수입이 올해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매년 신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기존 투자 기업이 배당 성향을 높인 영향이다. 대표적으로 올해만도 450억원의 배당 수익을 챙긴 KT&G(033780)의 경우 지속적인 배당 성향 제고를 골자로 한 주주환원 정책을 밝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2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올해만 비상장 기업 42곳에 신규 투자했다. 단순 투자 목적이다. 
 
투자한 지분증권을 당기손익금융자산과 기타포괄손익금융자산으로 각각 나눠 계상했다. 올 상반기 장부가액 기준 당기손익금융자산으로 분류한 지분증권은 4326억원, 기타포괄손익금융자산은 1조2757억원이다.   
 
공정가치는 매년 재평가를 통해 달라진다. 매년 신규 투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취득 원가를 봐야 한다. 기타포괄손익금융자산은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당기손익금융자산으로 분류된 지분증권은 매년 늘고 있다. 취득 원가를 살펴보면, △2018년 3349억원 △2019년 3477억원 △2020년 4017억원 △2021년 429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 동안 기업은행이 투자한 기업으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은 전년 동기 보다 22% 뛴 1783억원이다.
 
 
 
기업은행의 배당 수익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 2018년 약 1300억원이던 연간 배당 수입이 작년 처음으로 2000억원을 넘겼다. 올해도 전년도 배당 수익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 기업에서 거두는 배당금은 기업은행 손익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실제, 올 상반기 기타포괄손익금융자산 관련 순손익 610억원이 발생했는데, 배당금 관련 590억원이 손익에 계상됐다. 올 상반기 기업은행의 수수료수익이 3288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한 규모다. 
 
매년 신규 투자처를 물색하기도 하지만, 기존 투자 기업이 주주환원을 확대한 것이 배당 수익이 늘어난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KT&G의 경우 작년 연결현금배당성향이 58.9%에 달했다. 순이익의 절반을 주주에게 나눠준 셈이다. KT&G는 작년 기업설명회 당시 2021~2023년 3년간 약 1조750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KT&G 측은 "이익 성장 규모를 고려해 주당배당금을 유지 또는 인상하며 배당성향 50% 이상을 달성하는 기본 방침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KT&G의 현금배당총액은 5570억~5956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은행은 KT&G의 지분 6.93%를 소유한 주요 주주다. 기업은행은 외환위기때 정부 출자 형태로 KT&G 지분을 취득했다. 기업은행이 올해 KT&G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457억원이다. 
 
은행들은 보유 주식 위험 노출 정도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적용하고 있다. 주식을 오랜 기간 보유할수록 평가액이 불어나 위험가중자산 확대 가능성도 커진다. 기업은행이 한때 KT&G 지분 매각을 고려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기타포괄손익금융자산 중 지분증권 취득원가는 5000억원 정도인데, 올 상반기 장부가는 1조3000억원에 달했다. 보유 기간 동안 재평가해 평가 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상장 주식의 경우 주가에 따라 공정가치가 매 분기 달라진다.
 
 
 
기업은행은 기존 상장 주식에는 300%의 위험가중치를, 비상장 주식에는 40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해오다, 지난 2020년 말 바젤 Ⅲ 최종안을 도입했다. 바젤 Ⅲ 최종안은 동일하게 250%의 위험가중치를 둔다. 이전 보다 BIS 비율이 떨어질 우려를 덜어낸 것이다. 이는 기업은행이 지분증권 투자를 늘리는 이유로 꼽힌다.
 
6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BIS 자기자본 비율은 14.84%로, 14% 수준에서 관리해오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분 증권 초기 투자에는 관리에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철저하게 한도 관리하고, BIS 자본 비율 모니터링을 통해 지분 투자가 BIS 비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