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성티피씨, 상장 1년여 만에 유증에 자산매각까지…무슨 일?
유상증자 90억원·자산매각 50억원 조달
적자지속에 현금흐름 관리 위한 방안?
전략적 선택…유동성·현금흐름 문제없어
공개 2022-08-22 08: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해성티피씨(059270)가 보유 자산을 매각하며 또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 4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통해 130억원(공모가 기준)을 모집한 후 약 7개월 만에 3자배정 유상증자에 나선 후 단기금융상품과 부동산 양도 등을 통해 현금을 유입시키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영업실적이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성티피씨는 지난 7월27일 전라북도 군산시에 위치한 토지와 건물을 50억원에 케이특수선에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밝힌 양도 목적은 부동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이었다.
 
 
 
다만 지난해 4월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한 가운데 짧은 시간에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 상황은 그리 긍정적으로 여겨지지 않을 수 있다.
 
해성티피씨는 상장 당시 수요예측 경쟁률이 1508.95 대 1을 기록하는 등 흥행하면서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1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기업공개(IPO)로 130억원을 모집할 수 있었다.
 
제발행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은 128억원 정도로 연구개발비와 시설투자, 운영비로 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약 7개월이 지난 11월 운영자금을 이유로 기명식 전환우선주식을 발행하는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90억원을 확보했다. IPO 공모가가 상단을 초과하면서 인건비와 경영관리비 등 운영자금으로 약 60억원이 배정된 상황에서 7개월 만에 추가 자금조달에 나선 것이다.
 
이 영향으로 해성티피씨의 현금유동성과 재무구조는 개선됐다. 현금유입효과로 2020년 29억원이던 현금성 자산(현금및현금성자선+단기금융상품)은 2021년 183억원으로 늘어났으며 부채비율은 2020년 80.4%에서 2021년 22.1%로 개선됐고 순차입금이 -133억원을 기록, 사실상 무차입구조로 전환됐다.
 
올 6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07억원, 부채비율은 10.1%이고 여전히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재무상태는 우수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3자배정 유상증자 이후 1년여만에 유동성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보유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금확보에 나섰다.
 
이는 각종 변수 등으로 인해 목표로 했던 영업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다른 방법을 통해 현금을 유입시킨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해성티피씨는 상장 당시 증권신고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38억원과 영업이익 21억원을 낼 것이라 추정했는데 작년 매출은 152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을 기록하며 괴리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매출은 전년 대비 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의 손실규모 역시 더욱 커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해외매출금액의 감소와 국제 원자재값 오름세로 인한 매출원가 상승, 로봇용감속기 개발을 위한 투자지출(경상개발)이 맞물린 결과였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매출은 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3억원으로 적자폭은 확대됐다. 반기까지 성적을 봤을 때 올해 추정 매출 342억원과 영업이익 52억원을 달성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현금흐름을 살펴보면 올해 들어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출이 발생하자 단기금융상품 처분 등 투자활동현금흐름을 통해 전체 현금흐름 관리를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억원이고 유동성장기차입금 상환과 리스부채 지급 등으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50억원을 나타냈으나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50억원이 유입되며 6월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대비 5.8% 줄어든 87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즉 올해 실적 개선 전망이 좋지 않아 영업활동현금흐름 창출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선제적인 대응을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IBK투자증권은 중국 수출 부진을 고려할 때 올해 실적 기대감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해성티피씨는 현재 유동성이나 현금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에 진행한 3자배정 유상증자는 자금조달 좀 더 잘하기 위해 IPO 물량을 줄이고 상장 후 기업가치가 올라간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전략적인 차원이었으며 이번 유형자산 매각은 활용하지 않을 부동산을 적정한 가격을 제시하는 수요자가 등장하자 양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신규사업인 로봇용감속기 부문이 장기투자가 필요한 만큼 선제적인 자금확보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로봇용감속기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외부 요인(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셧다운 등)으로 인해 당초 계획보다 사업 진출이 지연되면서 상장 당시 목표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기존 감속기 사업의 매출은 성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해성티피씨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활용계획이 없는 부동산을 매각한 것으로 이미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었다”라며 “금리인상 등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환경에서 보유자산을 통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