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노믹트리, 살아난 현금창출력…'선순환 사이클' 가동될까
유전체 분석 부문 매출액 507억원…전년비 1710% 증가
현금창출력 개선해 빚 상환…현금흐름 구조 변화
공개 2022-08-23 06:0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암 체외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228760)가 유전체 분석 사업 부문 호조로 눈에 띄는 현금창출력 개선세를 나타냈다. 미국 자회사 ‘프라미스 다이아그노스틱스’의 코로나19 검사 서비스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며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그간 빚을 내서 자금을 마련했던 지노믹트리가 축적된 영업현금흐름을 토대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선순환 사이클'이 가동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실리는 분위기다.
 
지노믹트리의 대장암 진단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사진=지노믹트리)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노믹트리가 올해 6월 말까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은 121억원으로 전년 동기(-30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흑자를 나타낸 것은 지난 2015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며 증시에 입성한 이후 처음이다. 회사는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2019년 이후로도 3년간 현금흐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노믹트리는 2000년 설립된 바이오마커 기반의 암 조기진단 기술·제품 개발기업이다. 암 분자진단(대장암·폐암·방광암)과 유전체 분석(코로나19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현금흐름은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노믹트리의 최근 5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7년 –18억원, 2018년 –21억원, 2019년 –88억원, 2020년 –102억원, 2021년 –76억원이다. 연평균 –61억원이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 유출은 외부 조달로 대응했다. 지노믹트리의 재무활동현금흐름은 2017년 70억원, 2018년 58억원, 2019년 1038억원, 2020년 130억원, 2021년 629억원이다. 연평균 385억원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를 나타내왔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회사는 이 기간 유상증자를 통해 약 1205억원, 전환사채(CB)를 통해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결과적으로 현금성자산은 2017년 64억원에서 지난해 994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다만 빚을 늘려 현금을 확보한 탓에 같은 기간 부채도  21억원에서 2105% 증가한 463억원을 기록했다.
 
 
 
재무활동을 통해 확보한 현금유동성은 장기금융상품 확보로 이어졌다. 장기금융상품은 만기가 1년 이상인 금융상품 자산이다. 따라서 비유동자산으로 분류되지만, 만기가 1년 이내로 돌아오면 유동자산으로 대체된다는 장점이 있다. 지노믹트리는 2019년 이후 장기금융상품 확보에 514억원을 투자했다.
 
유동성 문제는 없었지만, 주력 사업에서 이렇다 할 영업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사업경쟁력 제고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재무활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차별화된 수익성 중심의 성장 전략이 절실한 실정이었다.
 
이 같은 흐름을 끊어내기 위해 지노믹트리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3월 대만의 암 분자진단기업 ‘ACT 지노믹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이탈리아 ‘바렐리’와 대장암 조기진단키트와 분석 서비스를 판매하는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수출작업에 나섰다. 아울러 미국 자회사인 ‘프라미스 다이아그노스틱스’를 미국 전역에 코로나19 검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으로 등록하며 판로를 넓혔다.
 
그 결과 ‘유전체 분석 및 기타 사업’ 부문의 매출액이 상반기 507억원을 기록하며 가시적인 외형 성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해당 매출액은 지난 한 해 매출액(28억원)과 비교해도 1710% 높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그간 꾸준히 플러스(+) 상태였던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상반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이 기간 ‘전환사채 상환’으로 136억원, ‘리스부채의 감소’로 1억원의 지출이 발생했으며, ‘자기주식 취득’에서도 28억원이 빠져나갔다. 즉, 주식 수나 빚을 늘려 현금 곳간을 채워왔던 지난해와 달리 영업수익을 개선함으로써 빚을 상환하고 자사주를 취득한 것이다. 사채 상환, 자사주 취득이 포함된 재무활동현금흐름은 –165억원이다.
 
다만 상반기 주요 매출이 코로나19 비중이 큰 유전체 분석 사업 부문에서 나타난 만큼 높은 변동성이 우려 요소로 따라붙는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유전체 분석 서비스 매출은 코로나19 진단 관련 1회성 매출 성격이고, 향후에는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상반기에는 미국 자회사의 코로나19 진단 부문 매출이 크게 발생했다”라며 “주력제품인 암 진단 부문 매출 증대와 관련해 9월부터 활발하게 검진이 이뤄져 이를 대비해 기업검진 확대, 신규검진센터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