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주류사업, 미운오리서 백조로…성장성 실적으로 입증
2017년 이후 4년간 누적 적자 1900억원…지난해 흑자 전환
팬데믹 겪으며 ‘홈술’ 일상화 등…"유흥채널·가정채널 모두 집중”
공개 2022-08-19 08:30:00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롯데칠성(005300)음료 주류사업이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나며 성장성을 입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홈술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가정용 판매가 늘어 지난해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유흥 판매까지 동반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수제맥주 위탁생산(OEM) 사업 또한 한 몫했다. 업계에서는 신제품 출시로 주류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실린다.
 
17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롯데칠성 주류사업 매출액은 3827억원을 기록했다. 3242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18.0%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91억원에서 242.8% 증가한 31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 주류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4년간 누적적자 1900억원을 기록하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사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5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본사(사진=네이버 지도 갈무리)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 호실적 원인으로 먼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홈술 문화가 꼽힌다. 홈술 문화로 가정용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가 IR자료를 통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올해 1분기 가정용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9.8% 대폭 늘었다. 특히 2분기에도 가정용 판매가 14.3%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여기에 2분기 거리두기 완화로 가정용 판매와 함께 유흥 판매까지 동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부문의 유흥 채널에서 매출액이 2분기 33.2%, 상반기 26.4% 늘었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에서 주목되는 점은 ‘성장성’이다. 리오프닝(경기 재개) 효과로 소비자의 활동성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특히 우호적이며, 지속적인 ‘홈술’ 소비자의 수요 증가, 주세법 개정으로 주류의 위탁 생산이 가능하게 된 점 등이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부터 수제맥주 위탁생산(OEM) 사업에 뛰어든 롯데칠성음료는 수제맥주사와의 협업을 통해 OEM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제맥주 OEM 사업 매출은 11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0억원 이상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공장가동률이 올라가 전체적인 원가 절감도 가능해졌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제주맥주·세븐브로이맥주 등을 포함한 5개 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업체 2곳과 추가 계약을 통해 7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180억원에서 2023년 37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하면서 롯데칠성음료의 OEM 제품인 제주위트에일과 곰표밀맥주, 마시라거 등이 큰 인기를 끌며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의 성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처음처럼(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와인과 청주 역시 롯데칠성음료의 매출에서 약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성장사업이다. 특히 2분기 238억원의 매출을 내며 전년 대비 31% 매출 증가를 이룬 와인사업은 '영앤리치'로 분류되는 MZ세대 소비자의 고가 와인 시장 진입, 홈술 문화의 확산 등으로 수요가 늘며 편의점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집에서 와인을 주문하고 근처 편의점에서 이를 픽업할 수 있는 '스마트오더' 서비스도 도입했다. 아울러 직영 와인소매매장도 운영하며 와인 시장 성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싱글몰트, 버번 위스키 등 위스키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동시에 아시아 및 미주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정확한 주류 시장점유율은 한국 주류산업협회 회원사 간의 판매 자료 미제출로 집계되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에서는 주류 시장이 지난 1분기 기준 10% 정도 성장을 한 가운데, 롯데칠성음료 주류는 20%대 성장해 점유율을 확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소주 20%, 맥주 15%, 청주 14%, 와인 28%, 위스키 31%씩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매출액을 전년 대비 9~11%, 영업이익 15~20% 개선된 목표실적을 제시했다. 매출액은 최대 2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최대 2100억원 수준이다. 중장기로는 2025년까지 매출액 2조8000억원, 영업이익 3360억원의 가이던스를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음료 및 주류 부문에서 모두 하반기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년도 역기저 효과를 감안했을때 성장률은 다소 둔화될 전망이지만, 원가의 유의미한 하락 또는 제품 가격 인상 시 추가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거리두기 완화 조치 이후 유흥 채널에서의 실적이 상승하면서 좋은 실적이 나왔다”라며 “하반기에도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정용 판매 채널 또한 주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팬데믹을 겪으며 ‘홈술’ 트렌드가 일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가정용 채널에도 집중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주류사업의 계획과 관련해서는 “‘새로’라는 이름의 희석식 소주 신제품이 추석 연휴 이후 출시된다”라며 “상반기에도 탄산이 가미된 별빛청하, 칼로리 부담이 낮은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 바 있는데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넓혀드리고 싶다”라고 답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