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해외건설수주 '군계일학'…올해 목표 뛰어넘을까
올해 해외수주액 1위…2년 연속 왕좌 유력
국내 정비사업 수주 2건 그쳐도 해외서 상쇄
공개 2022-08-10 08:3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삼성물산(028260) 건설부문이 경쟁사와 달리 해외에서 굵직한 사업들을 따내며 활약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 중 해외수주액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수주 환경 등 전망도 밝아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해외사업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삼성물산은 국내 도시정비사업 부진을 만회하고도 남는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삼성물산 사옥 전경. (사진=삼성물산)
 
8일 해외건설협회 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날까지 올해 49억9922만달러의 해외수주액을 기록하며 해당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인 삼성엔지니어링(028050)(23억9482만달러)과 26억440만달러의 차이를 보이며 압도적인 선두 자리에 올라 있고, 올해 국내 건설사 전체 해외수주액의 28.7%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해외수주 부문 1위가 유력하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최근 3년 삼성물산의 해외수주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 14억4241만달러, 2020년 36억6313만달러, 2021년 32억983만달러 등이다. 이와 비교해 봤을 때 올해 해외수주액은 큰 차이를 보이며 높은 금액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올해 주요 해외 신규수주 건으로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 공장 신축공사(19억1434만달러), 베트남 연짝 3호 및 4호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5828만달러) 등이 있다.
 
테일러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의 수주는 보안상의 이유로 삼성전자와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삼성물산이 맡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총 1921억달러(약 252조원)의 투자를 통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9개, 오스틴시에 2개의 반도체 생산공장을 각각 신설할 예정임을 밝힘에 따라 삼성물산의 수주 행보는 올해뿐 아니라 향후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 연짝 프로젝트의 경우는 그동안 삼성물산이 동남아에서 쌓아온 시공 경험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발주처는 해당 프로젝트 참여사 선정에 있어 'LNG 터미널 공사 참여 최소 2회 이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삼성물산은 앞서 싱가포르 LNG 터미널 1~3단계와 말레이시아 RGT-2 LNG 터미널 프로젝트 등을 무재해로 준공한 시공 실적이 있기에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다. 이처럼 기존 시공 실적이 추가 수주로 이어지는 만큼, 동남아 시장에서 삼성물산의 영향력 확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 같은 해외에서의 활약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날 기준 올해 방배6구역 재건축(3696억), 이촌코오롱 리모델링(4476억) 등 총 8172억원의 국내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타 주요 건설사들이 '조 단위' 수주 행보를 이어가는 것과 대비된다. 이는 삼성물산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전략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클린 수주' 원칙을 내세우며 선별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다소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클린 수주' 원칙은 OS요원 등을 활용한 불법 개별 홍보 없이, 홍보관을 통해서만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지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해외에서의 매출 등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3조3590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3%, 37.2% 증가한 것이다. 베트남 연짝 복합화력발전, 사우디 타나집 IPP 열병합발전소 등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공사가 본격화된 영향이라고 삼성물산 측은 설명했다.
 
초과 수주 달성 전망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해외수주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외에서 총 8조6000억원을 신규수주했으며, 이는 연간 수주목표인 11조7000억원의 73.5%에 해당된다.
 
안유동 KB증권 연구원은 "연간 계획의 70% 넘는 수치를 조기에 달성한 것이어서, 올해 수주목표의 초과달성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정세가 불안하고 고환율, 고유가 등 대외적인 환경에 여러 변수가 발생하며 국내 건설사 전체적으로 해외수주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삼성물산은 앞으로도 수익성 높은 해외사업을 선별해 적극 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하반기는 대외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익 기반을 확고히 해 안정적인 실적이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