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자금조달 택한 파라텍…실권주 공모 없는 유증 괜찮을까
일반공모 선택…한 달 만에 자금조달 가능
주가 하락·미청약 발생 가능성에 흥행 중요
공개 2022-08-03 08: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파라텍(033540)이 빠른 자금조달을 위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선택하면서 청약흥행 여부가 매우 중요해졌다. 미청약된 잔여주식이 발생할 경우 미발행 처리돼 당초 계획보다 적은 금액이 모집, 자금 활용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준주가 대비 30% 할인율 적용과 최근 파라텍의 외형성장 등은 유상증자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지만 계속되는 적자와 증권시장 침체로 얼어붙은 투자심리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라텍은 신주 253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예상모집가액 1075원 기준, 총 272억원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집자금은 충북 서산공장을 종합 소방기구 제조공장으로 가동하기 위한 시설투자와 채무상환, 자재 매입금과 기타운전자금 등 운영비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 방식은 일반공모다. 주주배정 없이 바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가 이뤄진다. 미청약이 발생할 경우 해당 물량만큼 신주 발행은 되지 않아 자금조달이 목표에 미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정은 빠르다. 8월10~11일 일반공모가 진행되고 26일 신주상장이 되면서 유상증자가 마무리된다. 차질 없이 유상증자가 마무리된다면 한 달 만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다만 미청약 물량은 신주 발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목표로 하는 자금조달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청약 흥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구나 유상증자 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등 발행가액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흥행의 필요성을 더욱 키운다.
 
실제 지난 22일 장마감 이후 유상증자를 공시한 파라텍의 주가는 22일 1630원(종가기준)에서 25일 1255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23.01% 급락한 후 등락을 보이다 이날 종가기준 1255원을 유지하고 있다. 유상증자 결정 자체가 주가 악재로 여겨지는데다가 발행신주의 적용 할인율, 주주배정 과정 없이 바로 일반공모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기준 주주들의 실망 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발행가액은 청약일전 과거 제3거래일부터 제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준주가로 할인율 30%를 적용해 산정하는데 8월5일 발행가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주가 반등요인이 없다면 확정발행가액은 예상발행가액보다 낮은 가능성이 높다.
 
결국 최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일반공모를 통해 유상증자 신주가 모두 발행돼야 하는 셈이다.
 
유상증자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장치는 존재한다. 기준주가에 할인율 30%가 적용된 가격으로 신주가 발행, 시세차익 등 기대감으로 일반공모 청약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최근 보여주고 있는 외형 성장세도 긍정적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역성장을 기록하던 매출은 올해 1분기 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84% 증가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소방설비 시공의 매출이 급증한 영향이다. 소방설비 시공 부문은 미 수주한 공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목적으로 추가 수주를 최소화했던 전략을 취하면서 매출 감소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신규수주가 증가했고 해당 수주의 실적이 올해 1분기 반영되면서 매출은 2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6.8% 늘어났다.
 
1분기 기준 소방설비 시공 수주잔고는 806억원이며 공사는 8건이다. 이중 3건의 공사가 올해 완공, 매출 시현이 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쿠팡물류센터 화재 이후 수주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사업 분야인 소방기구 제조는 제품개발과 고부가가치 제품판매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이는 중이다. 매출을 살펴보면 2019년 654억원에서 2020년 673억원, 2021년 707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 1분기 역시 매출 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증가하고 있는 소방기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시설투자와 성장하고 있는 소방시설 시공 부문의 필수자금으로 활용된다는 점도 회사 성장을 위한 투자자금 조달이라는 측면에서 투자자 참여에 긍정적일 수 있다.
 
 
 
반면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수익성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영업이익은 2019년 -370억원에서 2020년 40억원으로 흑자전환한 뒤 2021년 -5억원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으며 올해 1분기 -2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는 줄였으나 여전히 적자였다.
 
증권시장의 침체로 인해 투자심리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최근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공포가 커지면서 투심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6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일평균 거래대금은 13조1174억원으로 지난해 7월 26조3459억원 대비 50.2%가 줄었다.
 
이와 관련 파라텍은 최근 눈에 띄는 매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자금이 부족해 진행하는 유상증자가 아니라 앞으로 성장을 위해 운영자금, 설비투자비용 등을 미리 확보하는 차원”이라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불리한 측면도 있지만 빠른 자금조달을 위해 일반공모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