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승부수 통했다…콘텐츠 사업재편 1년 성적 '합격점'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신설…25년 미디어 매출 5조원 목표
콘텐츠 기획·제작 등 미디어 밸류체인 가동
채널 ENA 등 콘텐츠 역량 강화…연간 20% 성장 예상
공개 2022-08-01 06:00:0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KT(030200)가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며 콘텐츠 사업재편 1년만에 괄목할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원천 지적재산권(IP) 확보부터 콘텐츠 기획·제작, 유통 등 미디어 밸류체인을 가동하는 등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육성하며 변화와 성장을 만들어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구현모 KT 대표의 승부수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의 디지코, B2B 사업 매출은 구현모 대표의 취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1조4000억원이었던 관련 매출은 올 1분기 1조6000억원으로 12% 증가했다.
 
2020년 3월 취임한 구현모 대표는 탈통신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구 대표는 이날 개최된 상반기 KT그룹 혁신성과 공유회에서도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공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자평하고, 하반기 성과 도출을 약속했다.
 
KT 구현모 대표(사진=KT)
 
구현모 대표는 지난해 디지코 전환을 선언하고, 대표 직속 투자·M&A(인수합병) 조직인 그룹 트랜스포메이션을 신설했다. 3월에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하며 콘텐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구독형 독서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 디지털방송 솔루션 ‘알티미디어’ 등을 인수했다. KT스튜디오지니가 콘텐츠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사업 협업을 늘려가는 구조다. 4월에는 드라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채널 ENA를 새롭게 론칭했다.
 
구 대표는 이를 통해 KT그룹의 미디어 매출을 2025년까지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현재 전체 매출 대비 39%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관련 매출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3년간 5000억원 이상을 미디어·콘텐츠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채널 ENA가 론칭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글로벌 지역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하반기 OTT 관련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디지코 전환 성과는 도출되고 있다. KT는 1분기 12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데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는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6조3507억원, 영업이익 4924억원을 낼 전망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36%, 영업이익은 3.46% 상승한 실적이다. 2분기 우리사주 청약(400억원) 지원비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지만, 비통신 부문 사업 성장으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이란 해석이다.
 
 
5G 전환으로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하며 신사업 밑바탕을 채우고 있다. KT는 5G 상용화 이후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2019년 4.2조원에서 지난해 4.5조원으로 증가했다. 5G 보급이 늘어나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무선사업 부문의 실적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의 컨트롤 타워인 KT스튜디오지니의 기업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스튜디오지니는 설립 1년 만에 1조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는 최근 KT가 ‘시즌’과 CJ ENM(035760) ‘티빙’의 합병을 밝힌 만큼, 콘텐츠 사업의 사업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콘텐츠 사업 성과로 광고 수익 증가는 물론, OTT 매출 및 합병으로 인해 콘텐츠도 다양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디어·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KT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2025년까지 연평균 20% 가까이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구 대표의) 콘텐츠 육성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근 자사 OTT인 시즌과 CJ ENM의 티빙의 합병을 공식 발표하면서 단순 가입자수 및 공급채널 개수가 증가해 시너지가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시작을 알린 만큼 향후 다양한 드라마, 예능 제작을 통해 편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