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코로나 재유행에 성장 의구심 다시 고개
지난 2년간 매출액 급감…10분의 1 토막 나면서 곤두박질
코로나19 확진 10만명 근접…여행 심리 다시 꺾일까 우려
공개 2022-08-02 08:30:00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엔데믹에 따른 보복여행, 보복소비를 기다리던 하나투어(039130)가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나 몸살을 앓고 있다. 회사 자금이 바닥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재유행, 유상증자 흥행 저조 등이 잇따르면서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기사회생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약 2년간 여행 침체기에 빠져 생존에 위협을 받았던 하나투어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지난 5월 공시를 통해 주주배정 방식으로 총 210만주(주당 5만9700원), 약 125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발행가를 확정하는 날 주가는 연중 최저가를 찍으며 최종발행가격은 4만9800원으로 떨어졌다. 지난 3월25일 증자 이사회 결의 당시 최초 예정가격(6만4100원)보다 무려 22.3%(1만4300원) 하락한 값이다. 당초 계획했던 조달자금 300억원이 날아갔다. 
 
하나투어 유상증자의 당초 발행 예정액은 총 1350억원으로, 단기차입금 300억원 상환 외에 1050억원이 운영자금 용도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 1분기까지 운전자금으로 591억원을 마련해 둘 계획이었지만 이를 올해 말까지로 줄이고 자금도 291억원으로 대폭 축소하게 됐다. 
 
하나투어 본사(사진=연합뉴스)
 
약 2년간의 팬데믹을 겪으며 하나투어의 매출액은 급감했다. 본격적으로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 2019년 매출액 6146억원 대비 2021년의 매출액은 402억원으로 10분의 1 토막도 더 났다. 2022년 1분기도 좋지 않았다. 9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코로나 시국의 영향을 받았다.
 
하나투어가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한 해 필요한 비용은 급여 470억원, 복리후생비와 광고선전비, 상각비 등을 포함해 약 14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관건은 하나투어가 올해 이 비용을 충당할 여력이 있느냐다. 하나투어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은 2022년 3월 기준 1000억원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까지는 부족한 자금을 자산 매각으로 충당해 본사 건물 및 토지와 티마크호텔 등을 매각해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충당했지만 2022년에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다.
 
완전자본잠식 위험도 크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2021년 기준 하나투어의 자본금은 1205억원으로 아직은 자본금에 여유가 있지만, 호텔 등 계열사를 합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자본총액이 578억원에 불과하다. 2021년 연결 당기순손실은 704억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손실을 2022년에도 보게 된다면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된다.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자 하지만, 일시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나투어의 올 1분기 누적 영업적자는 2720억여원으로, 부채비율은 지난 3월 기준 1200%를 넘어섰다.
 
 
 
상황이 마냥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현재로썬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출입국 절차가 간소해지면서 여행객 수는 늘고 있는 상황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4월 국제선 여객수 증가율은 무려 264%에 달한다. 이에 하나투어를 포함한 여행사들은 휴가철을 겨냥해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다만 문제는 7월 이후 코로나19가 국내외에서 다시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리오프닝(경제재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행 업계 전체에 다시금 암운이 감돌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27일 오후 9시 기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8만5534명으로 집계됐다. 방역본부에서는 가까운 시일내로 신규확진자가 1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최근 여행·항공주는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곤두박질치고 있다. 오히려 해외여행 재개 전인 지난해보다 못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재유행이 여행수요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 됐다. 
 
고물가와 고유가의 영향으로 휴가·여행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항공료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5%, 국제 항공료는 21.4%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른 점도 해외여행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8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08원으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여행업계는 당장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특별한 영향은 없다는 분위기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해외 입국자 격리 등 방역규제가 부활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여행업계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라며 “항공사들도 계속 증편을 하는 추세고, 방역 규제도 당장 강화된 부분이 없다. 해외에서는 오히려 출입국 방역 절차가 완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경우 여행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은 우려스럽지만 현재까지는 예약동향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나투어의 자본상황과 관련해서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했을 때보다는 여행객이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라며 “지난해 본사를 매각했고 최근에는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필요한 현금은 마련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행 회복세에 맞춰서 예약 시스템 고도화, 인원 충원, 마케팅 활성화 등등 확보된 현금을 여행 활성화에 따라 활용할 계획"이라며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