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아바이오, 바이오 체질개선에 캐시카우 역할 커진 사료 사업
엘에스엘씨엔씨 흡수합병…임상 3상 오레고보맙 손에 넣어
바이오 투자부담 줄이려면 사료 안정적 실적 뒷 받침 필요
공개 2022-07-26 08:3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카나리아바이오(016790)(옛 현대사료)가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는 손자회사를 자회사로 전환하고, 바이오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다. 글로벌 임상3상이 진행 중인 난소암 치료제를 포함해 손자회사가 보유한 각종 파이프라인이 카나리아바이오가 바이오 회사로 탈바꿈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대규모의 자금 조달이 있었던 만큼 기존 주력 사업인 사료 사업의 캐시카우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나리아바이오는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엘에스엘씨엔씨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소규모 합병으로 합병비율은 1:0이며 합병기일은 오는 9월14일이다.
 
 
 
 
현대사료는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카나리아바이오로 변경하고, 바이오기업으로서 본격적인 체질개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이번 자회사 흡수합병을 통해 자회사가 보유한 손자회사를 직접 자회사로 연결하면서 본격적인 바이오 사업 행보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회사 엘에스엘씨엔씨는 100% 자회사로 엠에이치씨앤씨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난소암, 췌장암, 유방암 치료제 등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갖고 있다. 특히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은 영국 제약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공동으로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다. 이번 흡수합병이 완료될 경우 카나리아바이오는 손자회사였던 엠에이치씨앤씨를 100% 자회사로 보유하게 되며 종속 자회사로서 연결기준에 편입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과 성과가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바이오사업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를 위한 추가적인 자금조달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달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보유한 엘에스엘씨엔씨의 1회 회사채를 3860억7650만원에 양수하기 위해 양수금액 만큼 2~3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특히 전환사채를 카나리아바이오엠을 대상으로 발행해 엘에스엘씨엔씨가 카나리아바이오엠에게 지급해야 할 회사채 채무와 상계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했다. 카나리아바이오가 발행한 2~3회차 전환사채를 모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차입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당분간 재무지표 상 차입부담은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카나리아바이오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2~3회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모두 행사한다고 하더라고 전환권 행사기간은 내년 7월23일부터라서 당장의 지표 악화는 막기 힘들다.
 
카나리아바이오의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3월말 기준 35.1%로 적정기준(30%)을 넘어선 상태다.
 
결국 기존 주력사업인 사료 부문의 영업실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사업이 성과를 내기까지 캐시카우 역할을 해줘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사료의 원재료인 국제곡물가격이 상승하면서 제품 가격이 덩달아 오른 영향 탓이다.
 
국제곡물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했으며 특히 올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제 업계 시황 불황 등의 이유로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1075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적자전환했지만 지난해에는 국제곡물가격 상승과 환율변동폭 확대 등을 이유로 매출은 전년보다 2.6% 늘어난 1103억원,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는 매출 3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가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억원으로 흑자전환과 더불어 작년 한해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향후 사료 사업의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하반기부터 국제곡물가격의 안정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로를 통해 곡물을 수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북반구 주요국의 양호한 작황과 밀, 옥수수 등의 수확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은 하향 안정화를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료의 경우 주 원재료인 옥수수, 대두 가격과 유사한 방향을 보여 왔기에 이들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관련 업종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사료의 주 원재료인 대두 가격 하락 국면에서 사료 업종 대부분이 부진했다”며 “곡물 가격의 하락이 예상되는 구간에서는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IB토마토>는 카나리아바이오에 바이오사업 추진 방향, 사료 사업의 영업실적 등에 대해 문의하기 위해 연락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