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주리 기자]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이한형제들의 적자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제고 방안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배달앱 3사의 결제액 및 이용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위기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수수료 정책, 광고 서비스 등에 변화를 주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다만, 점주와 라이더,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면서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8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94.3% 증가한 수치로 첫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액은 2018년 3145억원에서 2019년 5654억원으로 79.8% 증가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1조99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고,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 영업손실 또한 767억원을 기록해 전년(112억원)보다 6배 가량 늘어났다. 지난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영업이익 525억원, 2019년 영업손실 364억원, 2020년 영업손실 112억원으로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당기순손실도 1414억원을 기록해 전년(485억원)보다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의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에 따라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배달앱 자체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대폭 감소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분석에 따르면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6월 결제 추정 금액은 1조8700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전인 3월(2조3500억원)과 비교했을 때 21% 줄어든 수치다.
우아한형제들 본사(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우아한형제들은 4조7500억원이라는 거액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매각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국내 인터넷 스타트업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고 평가했고, 해당 거래는 실제로 국내 인터넷 스타트업의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였다. 5조원에 가까운 몸값을 받았던 배달의민족은 당시 매출 3000억원, 영업이익 520억원, 영업 이익률 17%(2018년 기준)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이 크게 증가한 이유로 첫 번째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에게 지급한 외주용역비가 꼽히고 있다. 외주용역비는 대부분 우아한형제들을 통해 라이더들에게 지급하는 비용으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영업비용으로 2조845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외주용역비는 7864억원으로 2020년 3294억원 대비 2.3배 증가했고, 전체 영업비용에서도 37.7%를 차지한다.
김봉진 의장이 시행한 주식보상비용도 적자를 늘린 원인으로 꼽힌다. 김 의장은 지난해 3월 직원 1700여명을 비롯해 장기 근속 라이더, B마트 비정규직원에게 모기업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주식을 증여한 바 있다. 이 부분이 인건비로 잡히면서 1600억원 가량이 비용으로 회계 처리됐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각종 수수료 인상을 통해 적자책을 타계해 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배달의민족은 음식점주들의 이탈을 염두해 포장 주문에 대해서는 중개 이용료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을 포함한 배달앱들이 연내 ‘포장 주문 중개수수료’를 유료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최근 포장 주문 수수료의 무료 지원 기간을 다시 연장하면서 이전과 달리 연장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인 바 있다. 이에 당분간은 포장 주문 수수료 무료 정책이 유지되겠지만, 장기적으로 포장 주문에도 중개 수수료가 붙을 가능성이 높아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우아한형제들은 '우리가게클릭' 광고 상품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통해 수익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수수료와 광고 효율성의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 국민신문고에 ‘불공정거래 혐의’로 민원이 접수됐고, 공정위는 불공정거래 혐의 등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본적으로 우리가게클릭은 수수료 상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본인의 가게가 조금이라도 더 노출되길 바라는 점주가 선택적으로 이용하는 '광고' 상품"이라며 "상품 이용을 강제하지 않으며, 각 가게 상황에 맞춰 상품을 활용하실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게클릭은 오픈리스트, 배민1 서비스를 이용하는 점주를 대상으로 하며, 점주 니즈에 따라 앱의 다양한 지면에 가게를 추가로 노출할 수 있는 부가 상품이다. 새로 문을 연 가게나, 새로운 메뉴 등을 출시하는 등 단기에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부가상품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은 배달비도 꾸준히 인상하고 있다. 배달비 인상은 배달 수요 증가와 단건배달 경쟁으로 인한 라이더 수급 문제가 반복된 결과에 따른 것인데, 배달비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오히려 배달앱 자체를 이탈해버리는 현상이 계속되는 것 또한 배달의민족의 고민이다.
라이더들 역시 배달의민족을 향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라이더 배달료 정책을 내비게이션을 실거리 기준으로 변경했는데,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지부는 최근 도입된 네비게이션이 기존 네비게이션 대비 실제 운행거리를 더 짧게 측정하는 등 회사에 의해 임의로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배달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배달 수수료 인상은 올 초부터 이어졌던 급증하는 배달 수요를 라이더가 따라가지 못해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가깝다"라며 "거리두기 해제 이후 현재는 다소 차이가 줄어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최근 교촌 등 프랜차이즈가 배달비를 올려 배달앱의 수수료가 오른 걸로 비춰지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부연했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