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수익성 확보 '빨간불'…위기 탈출구 찾을까
가계신용대출 성장 둔화·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과제’
올해 4분기 사업자대출 출시…여수신 상품 결합해 차별성 확보
공개 2022-07-20 08:30:00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카카오뱅크(323410)가 하반기에는 위기를 만났다. 가계신용대출 성장 둔화와 함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산건전성은 물론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4분기 중 사업자대출 상품 출시를 통해 여타 은행과 달리 차별성을 확보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NICE신용평가로부터 ‘AA+/안정적’ 기업신용등급을 받았다. 이는 가장 높은 신용등급인 AAA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사진=카카오뱅크)
 
나신평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 규모가 중위권 지방은행 수준으로 증가한 점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이 2020년 0.46%, 20201년 0.65%, 올해 1분기 말 0.71%로 지속적으로 개선된 점 등을 핵심 논거로 평가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 당기순이익은 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2% 증가했다. 이자수익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5% 늘어난 3384억원을 기록한 것이 실적 증가에 주요한 영향을 줬다.
 
같은 기간 총여신 잔액은 26조원으로 전분기 말과 비교해 0.3% 늘었다. 작년 여신 잔액의 주요 비중을 차지했던 신용가계대출은 7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6.3% 감소하고, 마이너스 대출도 전분기 말 대비 8% 감소한 6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비상금 대출은 전분기와 비슷한 1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하반기부터 카카오뱅크가 주력한 전월세 대출은 10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1.9% 증가했다. 지난 2월22일 출시한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가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하반기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초기 인터넷전문은행 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했던 가계신용대출 성장이 크게 둔화하며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말까지 금융당국이 설정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달성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작년 말 한차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에 실패한 바 있기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남은 기간 신규 고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확대는 최소화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19.9%, 케이뱅크 25.0%, 토스뱅크 31.4%로 집계됐다. 이들이 올 연말까지 목표하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각각 25%, 25%, 42%다.
 
 
 
카카오뱅크는 작년 하반기부터 매달 1%p씩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점차 확대해 지난 4월 말 기준 20.8%까지 비중을 늘렸고, 연말에는 목표한 비중인 25%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저신용자 대상 중신용 대출과 중신용 플러스 대출 등 관련 상품 출시와 함께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을 적용한 것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문제는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증가와 함께 늘어나는 연체 잔액이다. 작년 1분기 1090억원이었던 연체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149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5%로 전년 동기 대비 0.02%p 올랐다. 이는 은행업계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와 비교해 안정적인 수준이다.
 
늘어나는 건전성 우려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전월세 대출과 주담대 등 담보부 대출 비중을 늘리고, 신용평가 모델 고도화를 통해 연체 가능성이 낮은 차주를 선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여신포트폴리오 비중은 가계신용대출이 60%로 가장 컸고, 전월세 대출과 주담대는 각각 39.6%, 0.3%를 차지했다. 또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우, 같은 기간 총여신 잔액 7조8077억원 중 신용대출이 79.1%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전월세대출과 주담대를 합친 담보부 대출 비중은 20.8%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올해 4분기 중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은행업계는 성장성을 위해서는 가계신용대출뿐만 아니라 기업대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올 초 이미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해 카카오뱅크는 다른 인터넷은행과 비교해 늦은 출발을 한 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선보일 개인사업자대출은 여신 상품뿐만 수신 상품을 통합해 개인사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사업 자금과 개인 자금을 관리에 운영할 수 있도록 차별성을 둘 예정이다”라며 “또,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제휴 파트너사를 계속해 확대해가며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