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롯데지주, 계열사 지원에 재무부담 상승
코리아세븐 유상증자 등 자금 소요 압박
주요 계열사 하반기 실적 하방압력까지 ‘부담’
공개 2022-07-18 11:29:3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롯데지주(004990)가 계열사 자금 투입을 확대하면서 향후 재무부담 요인이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올해 1분기 코리아세븐에 유상증자로 3984억원을 조달하는 등 대규모 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1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코리아세븐을 비롯해 올해 1분기에만 롯데헬스케어 설립(700억원) 등의 자금을 투입했다. 현재 롯데지주의 자체적인 경상 현금흐름은 안정적이지만 계열사 지원, 신사업 관련 자금 소요가 지속될 경우 재무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지주는 2019년 이후 계열 지분 추가취득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19년 롯데카드·롯데캐피탈 매각으로 1.9조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롯데지주는 이후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분취득을 확대했다. 롯데지주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분 취득한 누적 금액은 롯데케미칼(011170) 1956억원, 롯데칠성음료 915억원, 캐논코리아 656억원, 롯데글로벌로지스 594억원, 롯데푸드 555억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롯데자산개발 증자로 2091억원을 투입하는 등 계열사 지원을 늘리며 부담이 확대됐다.
 
 
지주회사의 현금 재원이 되는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하방압력도 상존해 있는 상태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쇼핑(023530), 롯데제과(280360) 등의 영업여건이 저하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고유가 기조로 인한 원가부담, 북미 설비 정상화,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설비 증설 영향으로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 부문에서 지속되는 높은 경쟁강도와 곡물가격 상승 등 원재료비 부담은 각각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및 롯데푸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1분기부터 계열 합산 이익창출력은 축소됐다. 올해 1분기 계열합산 기준 영업이익은 333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8729억원) 대비 감소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롯데지주의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2022년 3월 말 롯데지주의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2.2조원, 순차입금의존도 28.7%다. 여기에 동사가 보유하고 있는 약 1.2조원(시가 기준)가량의 자기주식의 가치가 재무융통성을 지지하고 있다. 지주사 운영에 필요한 영업비용 규모가 크지 않은 가운데, 배당수익과 경영지원수익, 상표권 사용수익, 임대수익 등에 힘입어 경상 현금흐름은 안정적인 모습이다.
 
다만 향후 자회사 지배력 강화 및 호텔롯데와 연계된 추가적인 지배구조 재편,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인수합병), 계열사 IPO(기업공개) 등이 예정돼 있어 현금흐름과 재무상태의 변동 가능성이 상존한다.
 
민유성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올해 롯데헬스케어 설립, 미국 의약품 제조공장 취득(2061억원)을 결정하는 등 신사업 관련 투자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주력 계열사의 신용도 변화 여부, 자체 및 계열 합산 재무구조 변화에 따른 구조적 후순위성 변동 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