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쉴더스, 빚더미에 상장 무산까지…신사업 차질 우려
차입금의존도 64%…연간 이자비용 650억원
IPO 수요예측 부진에 철회…자본 확충 '비상'
로봇·뷰티·클라우드 보안 등 신사업 청사진 향방은?
공개 2022-07-08 06:00:0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SK스퀘어(402340) 보안 자회사인 SK쉴더스가 올해 상장 계획이 무산되며 불어난 빚 부담 해결이 골칫덩이로 떠올랐다. SK쉴더스는 지난해 3816억원의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를 창출했지만 이자비용 등을 통해 지출이 늘면서 차입 부담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다. 최근 기업공개(IPO) 일정도 철회하면서 자금조달 계획이 무산되자 당초 계획했던 인수합병(M&A) 계획 등 청사진 달성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쉴더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차입금 1조8971억원, 부채비율 749%, 차입금의존도 64%를 기록했다. 통상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을 경우 불안정한 상태로 보고, 차입금의존도 30% 이하를 적정권으로 평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SK쉴더스의 재무건전성은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SK계열 보안 회사인 SK쉴더스는 계열을 중심으로 한 융합보안사업 등을 영위하며 외형성장을 이룩하고 있다. 2018년 엔에스오케이를 합병하고, 지난해 라이프앤시큐리티(ADT캡스 지주사)를 흡수합병하며 정보보안·물리보안 분야에서 2위의 시장지위를 획득했다. 합병 이후 융합보안 플랫폼인 ‘SUMiTS’ 서비스를 시작하며 SK하이닉스(000660)SK텔레콤(017670) 등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관제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SK쉴더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배경으로는 신사업 추진이 꼽힌다. 국내 사이버보안 1위였던 SK쉴더스(당시 SK인포섹)은 물리보안 대표기업인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ADT캡스'의 지주사)를 흡수합병하며 사명을 SK쉴더스로 변경하고, 융합보안기업으로 재탄생했다. 
 
합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는 다변화됐지만 라이프앤시큐리티홀딩스 차입을 이관하면서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 2019년 말 63.2%였던 SK쉴더스의 부채비율은 2020년 말 803.4%로 치솟았고, 지난해 말에는 76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2.3%에서 65.8%, 63.8%를 냈다.
 
 
자연스레 이자비용은 커졌고, 신사업을 위한 CAPEX(설비투자)도 이어지면서 재무건전성 개선 시점은 늦춰지고 있다. SK쉴더스는 지난해 연간 650억원의 이자를 지급했고, 25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했다. 한 해 3816억원에 달하는 EBITDA를 냈지만 지출도 불어나 당장 차입 부담을 해소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SK쉴더스가 그렸던 신사업 청사진이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SK쉴더스는 융합보안 서비스를 비롯해 무인주차, 뷰티, 로봇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2월 우아한형제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빙 로봇 사업에 나섰으며 3월에는 인공지능(AI) 뷰티 솔루션 스타트업인 룰루랩에 3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도 단행했다. 구체적으론  2025년까지 정보보안과 신사업 부문 매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단 목표다.
 
SK쉴더스는 이 일환으로 올해 5월 코스피 시장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단 계획도 세웠다. IPO를 통해 8402억~1조516억원을 조달해 클라우드 보안 기업을 M&A 하고, 부채비율을 경감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각종 논란으로 SK쉴더스가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이 마저도 쉽지 않아졌다.
 
IPO 기자간담회 참석한 박진효 SK쉴더스 대표(사진=SK쉴더스)
 
SK쉴더스는 46.6%에 달하는 구주매출 비중과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받은 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얻었다. SK쉴더스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3만1000~3만8800원)가 보안 업체 1위인 에스원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SK계열사에 융합보안 시스템을 제공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지만 자금소요가 빨라 차입부담을 빠르게 경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IPO 무산으로 향후 자본여력을 빠른 시일 내 보강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합병으로 인한 무형자산상각비 인식과 신사업 초기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도 쉽잖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쉴더스 관계자는 "영업실적이 매년 늘고 있고, 이자비용 이상의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어 자금여력은 충분하며 추후 점진적으로 부채비율 또한 경감할 계획"이라며 "IPO 계획을 무산시키면서 예정했던 클라우드 보안 사업 M&A는 당분간 어렵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사업에 대해선 꾸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