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컬 강자' 동아에스티, 바이오시밀러로 부진 털을까
네스프에 이어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출격 채비
실적 하락에도 투자 늘려…유형자산 취득에만 3년간 1100억여원
공개 2022-06-29 08:3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케미컬의약품(합성의약품) 강자 동아에스티(170900)가 바이오의약품 사업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020년 이후 부진을 겪고 있는 동아에스티는 약가인하와 급여정지, 과징금 처분 등의 악재가 겹치며 향후 실적에도 먹구름이 낀 상태다. 자체 개발 신약으로 한 단계 도약을 이뤘던 경험이 있는 만큼 최근 몇 년 사이 제약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본사. (사진=동아에스티)
 
27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에 대한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은 중등도~중증의 만성 판상형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DMB-3115와 오리지널 의약품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의 유효성, 안전성 등을 비교하는 시험이다. 지난해 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605명의 환자모집을 마쳤다. 올해 11월에는 이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DMB-3115는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한 인터루킨(IL)-12, 23 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다. 앞서 상업화한 ‘네스프(다베포에틴알파)’ 바이오시밀러 ‘DA3880’ 이후 두 번째로 준비 중인 타자다.
 
오리지널 스텔라라는 건선과 관절염,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을 적응증으로 보유하고 있다. 연간 글로벌 매출이 77억 달러(한화 약 8조원)에 달하는 대형품목인 데다가 오는 2023년 9월, 2024년 7월 미국과 유럽에서의 물질특허가 각각 만료돼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암젠 등 국내외 대형 제약사들이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마쳐가는 상황이다. 동아에스티 또한 이 시기에 맞춰 상업화할 계획이다.
 
이를 비롯해 동아에스티가 현재 진행 중인 전임상·임상 과제는 4개다. 이미 일본 현지에서 공급하고 있는 DA-3880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임상1상이 완료됐으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DMB-3111’도 일본에서 1상을 마쳤다.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 중인 'DA-3131'은 국내 전임상 단계다.
 
이뿐만 아니라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 ‘DA-1726’의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가능성까지 나오며 시장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비만 치료 후보물질인데 최근 비임상 연구에서 NASH 치료 효과 기준으로 사용되는 지표에서 약효가 나타났다.
 
이미 시판 중인 치료제도 적응증을 넓히기 위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00억여원의 매출을 낸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의 경우 대동맥판막석회화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을 우리나라(2상)와 미국(2b/3a상)에서 각각 진행 중이다. 또 과민성 방광 치료제 ‘DA-8010’은 올해 3월 국내 임상3상에 진입했으며, GPR119 작용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 DA-1241도 글로벌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가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최근의 부진한 행보와 맞물린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지난 10년간 시가총액이 약 61% 떨어지는 등 신성장 동력 부재로 기업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적 면에서도 2019년 전체 매출액 6123억원을 달성한 뒤 2020년 5866억원, 2021년 5901억원으로 더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 567억원에서 지난해 48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주요제품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400억원이 넘는 품목은 ‘그로트로핀(443억원)’ 뿐이다.
 
반면 투자는 꾸준히 늘린 모양새다. 회사는 2019년 127억원, 2020년 370억원, 2021년 611억원 등 꾸준히 유형자산을 취득했고, 이에 따른 투자활동현금흐름은 2019년 204억원에서 2021년 891억원으로 무려 336.8%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567억원에서 484억원으로 14.6%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동아에스티는 식약당국으로부터 리베이트 약사법 위반에 따라 지난 4월 보험약가 인하 처분(122개 품목)에 이어 5월 리베이트 보험급여 정지(72개 품목), 108억2763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상황이다. 회사 측은 곧바로 급여정지 행정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청구하며 매출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막았지만, ‘급한 불 끄기’인 만큼 실적 하락은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동아에스티는 실적 회복과 관련해 DMB-3115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DMB-3115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크다”라며 “DA3880는 이미 일본에서 판매를 진행 중이고, DMB-3115는 현재 미국과 유럽이라는 가장 큰 시장을 노리고 개발 중인 만큼 (실적 상승에)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