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 5년차 맞아…IB로 쑥쑥 큰 SK증권, 재매각 향방은
DCM 채권 주관·인수 두각…SK 효과 '톡톡'
2018년 사모펀드에 매각…금융투자업계 유력한 매물로 거론
공개 2022-06-24 06:00:00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굳건한 IB(기업금융) 경쟁력을 과시하는 SK증권(001510) 전망에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SK 효과로 DCM(부채자본시장) 부문에서 초대형IB에 필적하는 실적을 창출하면서 원매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어서다. 올해 사모펀드를 주인으로 맞이한 지 5년 차에 접어든 만큼, 업계는 SK증권 재매각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 1분기 2조원이 넘는 국내 채권을 대표주관·인수하며 부채자본시장(DCM) 리그테이블 4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자기자본 1조원 미만 금융투자업자로서는 유일했다. SK증권을 제외하면 DCM주관인수 상위 탑5에는 KB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등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의 초대형IB가 즐비했다.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반 회사채(SB) 외에도 자산유동화증권(ABS)에서만 총 5150억원을 인수하여 ABS 부문에서는 주관 1위에 올랐다.
 
사진 = SK증권 홈페이지
 
SK증권의 기업금융(IB) 부문 성과는 SK그룹과의 연결고리가 주효한 요소로 꼽힌다. 지난 1955년 출범한 SK증권은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과거 SK와 한 몸이었다. 그러다 2015년 SK가 지주사 구조로 전환하면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SK증권 지분을 매각했다. SK증권은 2018년 7월 SK로부터 분리돼 제이앤더블유비아이지유한회사(J&W파트너스)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SK그룹과 SK증권은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해 SK하이닉스(000660)를 비롯해 SK에너지 등 SK(034730)가 발행한 회사채(SB)를 대거 주관했다. 지난해 SK그룹이 회사채로 7조원 이상을 조달했는데, 이중 SK증권은 3조원 이상을 인수하며 SK관련 회사채의 30% 이상을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동행은 이어지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1월 SK브로드밴드, 2월 SK에코플랜트, 3월 SK실트론 등 SK 계열사 물량을 대거 소화하며 DCM 경쟁력을 키웠다. 이 같은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SK증권의 IB부문 손익은 2018년 721억원에서 지난해 1120억원으로 늘어났다.
 
화두는 ‘재매각’ 여부다. 2020년 나홀로 역성장에서 탈피해 반전에 성공한 데다 통상 사모펀드가 인수 5년부터 엑시트를 고려하는 만큼 새 주인 5년 차에 접어든 SK증권의 상황과 맞아떨어져서다.
 
  
마침 수요도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대표적이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와 증권사가 부재한데, 비은행 수익 확대를 위해 증권사 인수·합병(M&A)을 1순위로 삼았다. 지난 17일에는 SK증권의 우리금융지주 피인수설이 돌자 SK증권 주가가 장중 29.8%까지 치솟기도 했다. 
 
재매각에 있어서 관건은 몸값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SK증권의 최대주주인 J&W파트너스는 지분 19.44%를 보유한다. 같은 기간 SK증권 자본총계는 6130억원으로 최대주주 지분율을 적용하면 단순 지분 장부가치는 1192억원 규모다. 금융투자업계 M&A 역사를 보면 과거 현대증권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 수준에 거래됐다. 물론 현대증권은 마지막 남은 대형 증권사라는 프리미엄이 있었고, 이후 KB금융이 1배 아래에서 자사주 매입을 통해 PBR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상쇄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종합하면 SK증권의 지분 몸값은 PBR 1배인 1200억원 내외로 형성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예측이다.
 
다만 이와 관련 SK증권은 우리금융지주(316140) 피인수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와 비교해 증권사 실적이 반 토막으로 떨어지는 등 다소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SK증권 주가도 보면 (작년 대비) 엄청 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사 인수를 꿈꾸는 원매자 입장에서는 최적의 시기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