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강은영 기자] 작년 IPO(기업공개) 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맞으면서, IPO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시장이 커지기 전부터 IPO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수익률을 기록한 투자자가 있다. 최근 사명을 변경한 혁신IB자산운용의 이경준 대표다.
이경준 대표는 지난 2019년 5억3000만원의 자본금으로 ‘혁신투자자문’을 설립했다. IPO 투자에서 실력을 입증한 혁신투자자문은 3년 만에 자기자본을 10배 이상 키워 60억~70억원대를 기록했다. 그는 IPO 투자에서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라고 강조했다.
단기 이익을 위해 투자하는 IPO 시장 속에서 기업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다면 향후 관련 업종에 대한 지식도 자연스럽게 쌓이면서 장기 투자를 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경준 대표의 설명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 (사진=혁신IB자산운용)
다음은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먼저, ‘혁신IB자산운용’을 소개해달라.
△지난 16일 혁신투자자문에서 ‘혁신IB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IB(투자은행)에 전문적으로 특화된 투자사로서, 비즈니스 모델은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투자자문, 그리고 투자일임까지 3가지 금융라이센스로 일하고 있다. 투자영역은 기본적으로 IPO투자를 하고 있다. 시점 기준에 따라 상장할 때 투자하는 IPO공모주 투자, 상장 이전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PreIPO, 상장 이후 투자하는 PostIPO까지 담당한다. 이 밖에도 증권사와 함께 SPAC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신기술조합에 GP(업무진행조합원)나 LP(유한책임조합원)도 하고 있다. 여기에 NPL투자까지 전반적인 IB영역을 커버한다고 볼 수 있다.
-IPO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 2008년 처음 공모주에 투자하게 됐는데, 당시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게 됐다. 이 경험을 계기로 주식 투자까지 하게 됐는데, 큰 손실을 보게 됐다. 투자 실패로 생긴 빚을 갚기 위해 증권사에 입사하게 됐다. 증권사 입사 후 다양한 부서에서 경험을 쌓았는데, 특히 IB부서에서 업무 성과가 좋았다. 그러면서 관련 공부도 많이 하게 됐고, 사업 아이템으로도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또, IPO시장에 대해 저보다 많이 공부하고, 잘하는 사람이 없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혁신IB자산운용에서 진행한 성공적인 투자 사례에 대해 소개해달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공모주 투자는 분위기에 휩쓸려서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옥석 찾기다. 인기가 없으면 경쟁률이 낮아 자연스레 배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누구나 좋게 보는 종목에서 똑같이 배정받아 매도하는 것보다 기업의 가치를 발견하고 배정을 많이 받아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고바이오랩(348150)이 초기 수요예측에서 실패해 경쟁률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고바이오랩의 가능성을 보고 베팅하게 돼서 안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또, 최근 SPAC발기인으로 참여한 IBK제15호스펙(현
하인크코리아(373200))도 1000원이 투자단가였지만, 현재(6월 20일 종가 기준) 7910원으로 원금 대비 7배 이상의 이익을 거두고 있다. 한때 2대 주주였던 루켄테크놀러지스 역시 3167원에 투자해 고객들도 60% 이상의 이익을 거두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도 100% 가까운 수익을 기록 중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왼쪽) 사진. (사진=김건 기자)
-IPO 투자에 있어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알아볼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상장을 앞둔 기업이 IR(기업설명회) 전에 저희와 리허설 격인 사전IR을 진행한다. 대부분 기업 대표가 처음으로 기업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이기에 정제되지 않은 내용까지도 귀 기울이게 되는 계기가 된다. 비공개정보는 없지만, 대표의 말투 하나하나에 묻어있는 진실성을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일반적인 매니저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데 △기업의 본질적 가치 △IPO 이후 성장 가능성 △기관·일반 투자자의 시선 등 다방면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또, 회사 인력 전부가 기업에 대해 리포팅을 한다. 신고서가 올라오면 끊임없이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기업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게 되는 것 같다.
-대어들의 등장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작년 IPO장과 달리 올해는 IPO장이 침체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좋은 모습이다. 이 시기에 IPO 투자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까.
△작년 공모주들이 흥행을 기록하며 회사를 설립하는 등 기관투자자들이 많아졌다. 개인투자자도 흥행 흐름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모주 투자의 경우 단기적으로 몇만원의 이익을 보는 것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멀리 봐야 한다. IPO를 하는 기업들은 시장에 데뷔할 때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오픈한다. 이때 해당 기업, 업종에 관해 공부하는 게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목을 선택할 때도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고, 상장 후에는 추가 수익을 내기 위해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 단순하게 매수하고 매도하게 되면 남들과 똑같은 이익을 얻을 수밖에 없다. 한 발 더 앞서 나가려면 그만큼 더 많이 알기 위해 공부해야 한다.
-국내 IPO장이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재 국내 IPO시장은 도떼기시장과 같다고 생각한다. 사실 누구나 다 비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시장에서 사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동안 가능했던 버블이었지만, 증시가 주춤하면서 이제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거 광풍을 보고 IPO를 준비하는 기업은 기업가치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맞지 않아 상장 철회를 하게 되는데, 대부분 시장 탓을 한다는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발행사 오너는 기업가치를 낮게 받았다고 억울해하는데, 증시는 합리적이지 않은 영역도 있지만, 수급과 공급상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낮은 기업가치를 받았다면 무언가 매력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2~3년간 IPO공모주에 대해 많은 정책이 나왔다. 다만 이 정책들이 너무 급하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균등 배분’이라는 제도가 많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는 시장 상황이 좋아지면서 나온 정책이라고 생각하는데, 공모주 배분에 대한 정책이 계속 바뀌다 보니 피로감도 있다. 균등 배분 제도는 모든 사람에게 주식을 나눠주자는 것이 골자인데, 이렇게 분배하다 보면 기업 공부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차이가 있다. 공모주를 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계좌만 보유하는 것이 아니다. 이게 자본시장법의 선진화에 도움이 되는 전략이냐고 봤을 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사명을 혁신투자자문에서 혁신IB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사명 변경을 결정하게 된 이유와 올해 주요 계획은 무엇인가.
△대외적으로 IPO전문 회사라고 알려졌지만, 자산운용은 공모주로만 성장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전략이 필요한데, 저희 같은 경우 자문사임에도 불구하고 비상장이나 주식도 많이 한다. 이런 부분에서 능력을 보여왔기 때문에 자산운용업 등록을 결정하게 됐다. 회사의 정체성이 IB투자고, 이를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모든 걸 다 잘하는 자산운용사가 아니라 IB에 특화된 자산운용사를 꿈꾸고 달려가고자 하는 의미에서 ‘혁신IB자산운용’이라는 사명으로 변경하게 됐다.
기존에 운영하던 3종 펀드에서 IB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기 위해 리츠 펀드를 설정할 계획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영역의 규모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객의 수수료에 집중하다 보면 수익률을 키우기 쉽지 않아 고객사를 많이 받지 않았는데, 이제 고객 규모도 키우면서 점차 회사 규모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한 만큼 ‘혁신’이라는 브랜드로서의 목표는 당연히 IPO 펀드로서 1등을 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장이 연일 하락세다. 하락 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위한 조언을 한다면.
△현금도 종목이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현금이 더 가치가 있다면 주식을 팔고 현금을 사야 한다는 의미다. 현금 매수도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에 현재 장이 체력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추고, 분할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보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주식에 대한 제대로 된 공부를 한 후에 들어가는 걸 추천한다.
또, 최근에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자문사들이 특별한 소스라고 하면서 추천해 주는 경우가 있다. 관련해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다 보니 금융감독원에 정식으로 등록된 투자자문사들도 오해받는 경우가 있다. 비상장이나 특별한 정보라는 소식에 유혹되지 말라는 말을 당부드리고 싶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