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바이오시밀러 공략 가속…내수 의존도 낮출 카드 될까
종근당 1분기 수출액 194억원…전년 대비 57.7% 증가
네스벨 판매 영역 확대…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상용화 임박
공개 2022-06-20 06:00:00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종근당(185750)이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글로벌 빅마켓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네스벨’이 해외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며 회사의 내수의존도를 낮추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임상3상이 마무리된 만큼 바이오시밀러가 종근당의 수출 비중 확대를 위한 돌파구가 될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실린다.
 
종근당 본사. (사진=종근당)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의 수출 규모는 3년 사이 20% 뛰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473억원에서 2020년 494억원, 2021년 575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7.7% 증가한 194억원의 수출액을 올리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내수 매출은 2996억원에서 3220억원으로 7.5% 증가해 수출액 증가율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현재 종근당 매출은 완제의약품의 내수시장 판매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 내수 매출 규모는 1조2861억원으로 전체 매출액(1조3436억원) 가운데 95.7%에 달한다. 이중 국내에서만 판매하는 자누비아와 케이캡, 아토젯, 프롤리아, 글리아티린, 달라트렌 등 효자품목 6종의 매출액만 5402억원이다. 40% 이상의 매출이 6개 제품의 국내시장 판매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내수비중은 전통제약사 중에서도 작지 않은 편이다. 제약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내수의존도를 나타내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비교적 큰 편에 속한다. 국내 주요 제약사의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유한양행(000100)의 경우 90.7%(1조6878억원)의 매출을 내수를 통해 창출했으며, 녹십자(006280)의 내수 비중도 전체 매출액 대비 84.5%(1조2989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광동제약(009290)은 98.6%(1조3531억원), 한미약품(128940) 94.7%(1조1389억원), JW중외제약(001060) 95.6%(5756억원), 동아에스티(170900) 75.5%(448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종근당의 수출 성장세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회사 입장에선 바이오시밀러가 내수의존도를 낮출 돌파구로 떠오르는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네스벨의 정확한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회사 측은 매년 매출액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종근당의 수출 규모가 변곡점을 맞이했던 2019~2021년은 네스벨이 일본시장에서 진출했던 시점과 일치하기도 한다.
 
네스벨은 다베포에틴 알파를 주성분으로 하는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다. 만성 신부전 환자의 빈혈, 고형암의 화학요법에 따른 빈혈 치료에 쓰인다. 종근당은 지난 2008년 원료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2012년 바이오의약품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며 네스벨을 개발해 왔다. 이후 약 7년간의 임상시험을 거쳐 2019년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네스벨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데 성공,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섰다. 현지 판매는 마일란 일본법인이 담당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중에선 동아에스티가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동아에스티는 네스벨이 일본시장에 착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일한 바이오시밀러 ‘다베포에틴알파’의 판매를 시작했다. 동아쏘시오그룹 내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 디엠바이오를 통해 완제품을 일본 삼화화학연구소(SKK)에 수출하고, SKK가 판매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다베포에틴알파는 2019년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2020년 80억원, 2021년 125억원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듬해엔 HK이노엔(195940)도 ‘IN-40001(구 CJ-40001)’에 대한 허가를 신청하며 경쟁 대열 합류를 예고했다. IN-40001은 HK이노엔이 한국콜마(161890)에 인수되기 전 CJ헬스케어일 당시 일본 바이오시밀러 전문회사 YLB에 기술수출했던 후보물질이다. 출시일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2020년 임상3상이 마무리됐으며 현재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회사 측은 알렸다.
 
이와 별개로 네스벨의 해외판로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7월 오만 제약사 매나진과 수출계약을 맺으며 중동 시장까지 발을 뻗었다. 해당 계약은 매나진이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 중동 국가에서 네스벨을 독점 판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인 ‘CKD-701’의 시장 진출도 목전에 앞두고 있다. CKD-701는 작년 7월 임상이 모두 마무리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루센티스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와 노바티스가 판매하는 황반변성 치료제로 지난해 4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국내 제약사들 중에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종근당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는 현재 식약처의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이에 맞춰 판매 일정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출에 관해선 "한가지 품목만으로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라며 "일본 파트너사에서 네스벨 관련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는 데다가 인도네시아에 있는 항암제 공장에서도 매출이 발생하고 있어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