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 내년 UAM 시험 비행…1500억 추가 투자
오버에어 시리즈B에 1500억원 규모 투자
내년 상반기 시제기 제작, 3분기 시험 비행 예정
공개 2022-06-14 17:13:12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한화(000880)그룹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의 주축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시스템(272210)이 내년 3분기 시험 비행을 목표로 우리돈 1500억원가량을 추가로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 이후 한화(000880)그룹의 UAM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UAM 기체 시장 선점에 성공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개발 중인 UAM 기체 '버터플라이' (이미지=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4일 미국의 UAM 기체 개발 기업 ‘오버에어’에 대한 시리즈B(스타트업의 두번째 단계 자금조달)에 총 1억1500만달러, 우리돈 약 1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한화시스템이 5000만달러, 새롭게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65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이와 관련해 양사는 이날 오버에어가 발행한 ‘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 오픈형 전환사채)’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컨버터블 노트’란 주식 전환가액을 정하지 않고 우선 기업에 투자한 뒤, 후속 투자를 통해 기업 가치가 정해지면 전환가액과 발행주식 수가 결정되는 투자 방식이다.
 
국내 최초로 UAM 시장에 발을 들인 기업인 한화시스템은 지난 2019년부터 오버에어의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자금을 지원해왔다. 시리즈A에 2500만 달러를 투자해 에어택시 기체 '버터플라이(Butterfly)'의 공동개발사로 협업을 시작했고, 지난해 8월에는 시리즈B에 선행해 3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시리즈B로 처음 오버에어에 투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오버에어와 UAM 기체의 엔진 역할을 하는 ‘배터리 기반 전기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가스터빈이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전기 배터리와 결합한 ‘미래형 하이브리드 전기추진체계’ 개발과 공급에서도 협력할 방침이다.
 
UAM 상용화 후에는 다른 교통수단과 마찬가지로 운행 거리·수용 인원 등에 따라 다양한 기체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강력하고 안정적인 엔진 개발은 기체 개발을 위한 핵심역량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항공용 파워트레인(power train 동력전달장치) 핵심 구성품을 개발 중이다. 지난 1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주관하는 ‘UAM 연료전지 경량화 기술 개발’ 과제를 수주해 UAM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와 함께 2023년 상반기까지 실물 크기의 무인 시제기 제작을 마치고, 같은 해 3분기에 시험 비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항행 관련 기술 검증이 완료되면, 2024년과 2025년에 걸쳐 국토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 챌린지(K-UAM GC)’에 참가하고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을 위한 실증비행에 돌입할 방침이다.
 
한화시스템은 현재 도심 상공의 항행·관제 솔루션, 교통체계 연동 시스템 등 에어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UAM 가상운용환경 조성·통합검증 기술 개발’과 ‘저밀도 UAM 교통관리용 CNSi(통신·항법·감시·정보) 활용체계 검증 기술 개발’ 등 두 건의 국토부 과제를 수주했다. △기체 개발 △버티포트(Vertiport 도심항공 교통용 터미널. 이착륙 시설) △교통관리 서비스 등을 아우르는 ‘UAM 솔루션 사업자’가 되는 것이 한화시스템의 목표다.
 
오버에어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7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UAM 실증 테스트(AAM National Campaign) 참여사로 발탁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오버에어는 앞으로 NASA 주관의 UAM 항로 설계·교통관리 시스템·인프라 개발과 정보교환 활동에 합류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쌓은 데이터로 한화시스템과 함께 개발하는 UAM 기체의 성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버에어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시가 주도하는 도시교통체계 개선 협의체 ‘UML(Urban Movement Labs)’에도 합류하며 UAM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UAM 개발과 관련 투자가 추후 새로운 실적 개선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K-UAM 로드맵을 통해 2040년 세계 에어모빌리티 시장을 약 730조원으로 추산했고,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글로벌 UAM 시장이 우리돈 약 192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