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C이테크건설, 수주잔고 21억원 뿐?…공시 오류 논란
1분기 분기보고서 수주잔고 단위 잘못 기재…연매출 1조3천억 넘는 회사
정정 공시 안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단순 실수로 정정 공시 하지 않을 것"
금감원 "정정 공시 필요해 보이고, 할 것"…크라운제과도 비슷한 실수로 정정 공시
공개 2022-06-03 14:37:49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SGC이테크건설(016250)이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에 수주잔고 금액 단위를 잘못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SGC이테크건설은 이를 확인하고도, 정정 공시를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C이테크건설은 지난 1분기 분기보고서 매출 및 수주상황 항목에서 수주 잔액 단위를 천원으로 표시했다. 천원을 단위로 계산하면 SGC이테크건설의 1분기 기준 전체 수주 잔고는 21억7977만원에 불과하다.
 
SGC이테크건설 1분기 분기보고서 오류 내용. (사진=분기보고서)
 
SGC이테크건설은 지난해 매출 1조3079억원, 지난 1분기 2906억원을 기록한 회사다. 공시대로 해석한다면 당장 2분기부터 일할 일감이 없다는 뜻이 된다. 건설업은 수주 산업으로 당장 일감이 없으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SGC이테크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시 담당자의 실수로 단위가 백만원에서 천원으로 잘못 기재된 것”이라며 “단순 실수이고, 또 누가 보더라도 수주잔고를 21억원으로 해석하지는 않을 것 같아 정정 공시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정 공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수 공인회계사는 <IB토마토>에 “상장사이기 때문에 증권거래소 등에 문의를 해서 확실하게 해야 될 필요가 있고, 단위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정정 공시를 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IB토마토>에 “상장사이고, 금액 단위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정정 공시가 필요해 보인다”라며 “해당 회사에서도 내부적으로 이를 인지하고, 확인했다면 정정 공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과거 이와 비슷한 사례도 존재한다. 크라운제과(264900)는 지난해 사업보고서 포괄손익계산서에 금액 단위를 원이 아닌 백만원으로 잘못 기재하면서 매출액 38경1212조원, 영업이익 1경6876조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공시대로라면 같은 기간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46배, 250배 이상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에 논란이 일었고, 크라운제과는 곧바로 내용을 수정했으며, 사업보고서 내 정정신고 내용을 추가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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