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행보' 토스증권, 밑 빠진 독 될까? 황금알 낳는 거위 될까?
예탁금 이용료율 1%로 인상···업계 최대
주식1주 제공부터 수수료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 펼쳐
적자 지속에 수익모델 부족 우려감 '솔솔'
공개 2022-06-02 06:00:00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출범 1년이 지난 토스증권이 연이은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최저수준 주식거래 수수료를 도입한 데 이어 수익성과 직결되는 예탁금 이용료율도 최대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토스증권은 다소 출혈을 감소하고서라도 사용자 확보에 매진하겠다는 목표지만, 적자 폭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데다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수익 모델도 뚜렷하지 않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밑 빠진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최근 예탁금 이용료율 기존 0.2%에서 세전 연 1%로 인상했다. 이는 국내 증권사가 제공하는 예탁금 이용료율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예탁금 이용료율은 고객이 증권사 계좌 생성 후 돈(예탁금)을 넣어두면 발생하는 이자다. 고객의 예탁금을 이용하는 대가로, 은행 예금 금리 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35개 증권사의 평균 예탁금 이용료는 연 0.199%다. 교보증권(030610), 신한금융투자는 0.1%, 그나마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던 KB증권이 0.42%라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의 이용료율은 업계 대비 최대 10배가량 큰 셈이다.
 
토스증권이 업계 최초 예탁금 이용료율을 1%로 인상했다. (사진 = 토스증권)
 
예탁금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순 있지만, 지난 1분기 토스증권이 투자자예탁금이용료로 인식한 금액이 1억3657억원(이용료율 0.2%)이라는 점에서 단순 계산해도 2분기부터는 이자비용이 곱절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예탁금이용료는 손익계산서상 이자비용으로 영업이익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다.
 
지난해 3월 출범한 토스증권은 파격적 조건을 내걸며 이용자를 끌어 모았다. 첫 출범 당시 신규 고객에게 국내 주식1주를 무작위로 제공하며 200만명이 넘는 고객을 유치했다. 당시 토스증권은 이벤트에만 100억원 이상을 쏟아냈다고 전해진다. 주 수입원인 위탁매매 수수료까지도 큰 폭으로 낮췄다. 토스증권은 국내주식거래(유가증권, 코스닥) 수수료는 0.015%, 미국주식거래 수수료도 오는 6월까지 0.1%(이후 0.25%) 적용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벤트성 수수료 할인을 제공하는 것을 제외하면 키움증권(039490), 이베스트투자증권 등과 함께 최저수준 수수료를 자랑하는 셈이다. 
 
파격적 행보는 제대로 먹혔다. 2030 젊은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아 출범 석 달 만에 350만 신규 계좌가 개설됐고, 공짜 주식 제공하기 등 이벤트를 통해 출범 1년 만에 42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출범 이래 월평균 MAU는 230만명에 달한다. 이는 국내 증권사 상위 5개 사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모회사 비바리퍼블리카도 토스증권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토스증권 지분 100%를 갖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이들에게 9번에 걸쳐 1100억원이 넘는 규모를 유상증자했다. 전폭적 지원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1월, 3월, 이달까지 3차례 총 590억원 규모를 수혈해 줬다. 10회 이상에 걸친 유상증자로 토스증권 자본규모는 2020년 말 47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1276억원으로 늘어났다.
 
토스증권이 모회사 지원과 판관비 확대 등을 통해 단시간 덩치를 키우는 데 성공했지만, 문제는 '내실'이다. 이들은 지난해 영업수익 86억원, 영업손실은 무려 769억원을 기록했다. 핀테크를 기반으로 사세를 펼쳐나가는 경쟁자 카카오페이증권이 영업수익 752억원, 170억원 순손실을 입은 것과 비교해 매출 규모는 10분의1 규모고 적자 폭은 4배 이상 크다.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토스증권의 1분기 영업수익 154억원, 순손실은 104억원으로 집계됐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새어 나오는 배경이다.
 
설상가상 성장성 있는 수익모델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짙다. 토스증권은 업계 최초 실시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투자자 친화 서비스를 대거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 수익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토스증권은 전통적인 증권사에서 탈피, 거래수수료 '제로'시대를 연 미국의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다만 로빈후드가 증권대출과 같은 전통적 수입원 외에도 헤지펀드에 데이터판매와 일반 투자자 대상 골드서비스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각화했지만, 토스증권은 오로지 주식중개 서비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일례로 지난해 수수료수익(예치금이자 포함)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달한다. 사실상 영업수익의 8할을 주식거래에 의존한 셈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사업이 리테일 100% 구조다 보니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며 고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에 해외주식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판관비나 광고선전비 등이 늘어난 부분이 있지만 이와 함께 거래량도 늘었다. 계속해서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수익모델 다각화와 관련해서는 "쉽고 간편한 투자를 목표로 출범한 만큼, IB나 기업금융으로 확대할 계획은 없고 개인투자자를 위한 서비스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