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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승 IR큐더스 대표
2014년 대표 취임···투명하고 지속적인 IR 필요성 느껴
온라인 사업부문 강화로 기업고객 130곳 확보
“IR은 주가 관리 아닌 신뢰 관리”
공개 2022-06-03 06:00:00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시장은 바보가 아니잖아요. 예전에는 IR(Investor Relation)이라고 하면 주가 관리 즉 주가를 올리기 위한 일방적 활동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알맹이는 똑같고 겉만 예쁘게 포장한다고 살 투자자는 이제 없거든요. 결국은 신뢰가 중요합니다”
 
이종승 IR큐더스 대표. 사진=IR큐더스
 
지난 2014년 취임한 이종승 IR큐더스 대표는 증권사 연구원 출신이다. 리서치센터장까지 역임하며 약 25년간 증권시장과 기업을 상대한 이 대표가 IR 분야에 발을 들인 것은 기업이 생각하는 IR에 대한 아쉬움이 컸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IR은 투명하게,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부가 아닌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정하게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미흡해 보였고, 큰 필요성을 느꼈다”라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기업이 시장에서 과도한 평가가 아닌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IR큐더스를 이끌어왔고, 소통을 우선 가치로 두며 시장을 개척해왔다. 특히 온라인 사업본부에서 큰 성과를 냈는데, IR 사업에 ‘버티컬 사스(Vertical SaaS)’를 도입해 기업과 투자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SaaS는 주로 구독 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버티컬 사스’는 특정 업무가 아닌 하나의 산업군에서 사용되는 모든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지원하는 형태다. 이 대표는 버티컬 사스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솔루션의 완성도를 높여왔고, 대기업일수록 보안에 민감하다는 점을 고려해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까지 획득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5월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유경PSG, DB금융투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서비스 출시 1년만에 13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해당 고객들의 서비스 지속률은 90% 이상이다. 
 
이 대표는 “이름을 대면 알 만한 각 산업의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이 다 고객사가 됐다”라며 “IR큐더스의 버티컬 사스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최고이자 최초이며, 해외 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종승 IR큐더스 대표(오른쪽) 사진=김건기자
 
이 대표는 ESG를 접목한 IR에도 관심이 많다. “ESG 평가라고 해서 단순히 착한 기업을 뽑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 이 대표의 지론이다. 기업이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이해관계자들과 얼마나 소통하고, 얼마나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지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최근에는 EU를 중심으로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의 ESG도 더욱 강조되는 만큼, 관련 분야를 IR에 접목해 업계를 이끌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포부다.
 
다음은 이종승 IR큐더스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IR큐더스는 어떤 기업인가
△IR큐더스는 기업이 투자자와의 관계와 관련한 모든 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으로, 2000년 2월에 설립됐다. 지금은 크게 이제 컨설팅 본부와 온라인 사업본부로 나뉘어 있는데, 컨설팅 본부는 흔히 이제 전문 컨설턴트들이 기업을 상대로 IR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온라인 사업본부에서는 주주와 투자자를 관리하는 업무를 디지털화·효율화하기 위한 온라인 솔루션을 만든다. 진행 중인 대표 사업으로 IR 분야에 대한 ‘버티컬 사스(Vertical SaaS)’가 있다. IR 관련 모든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기업에 제공해 디지털·온라인을 기반으로 투자자와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온라인 사업본부의 역할이다.
 
-IR큐더스를 이끌면서 겪었던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있나.
△IR은 투자자, 주주와의 소통을 통해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양방향의 활동이다. 투자자의 정보 부족으로 인해 과도하게 오른 주가는 일시적으로는 좋아 보일지 모르겠지만 결코 회사에 바람직하지 않다. 주가는 결국 내려갈 것이고, 그 후유증이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회사에 대해 투자자들이 잘 알게 해서 장기·가치 투자를 유도하고 주가의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투자자와의 신뢰를 쌓는 활동에 대해 과거보다는 공감하는 기업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단기적인 주가 회복의 수단으로 IR을 생각하는 업체도 있다. 기업 고객에 대응하면서 이런 인식을 개선하고자 지난 20년간 꾸준히 노력해왔지만, 아직도 바뀌지 않는 부분이 있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통해 IR에 대한 기업의 인식 개선에도 더욱 힘쓸 계획이다.
 
-IR큐더스가 이룬 성과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건이 있는가. 
△2014년부터 대표직을 맡고 있는데, 그 해 흥국에프엔비(189980)가 IR큐더스와 함께 IPO를 준비했다. 청구서 작성부터 상장까지 함께했고, 상장 이후에도 계속 고객사로 남아 감회가 남달랐던 고객사 중 한 곳이다. 또 한 곳은 에프앤가이드(064850)인데, 2005년도에 에프앤가이드에서 1년 정도 근무한 이력이 있다.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와는 회사는 달랐지만 같은 업종을 다루던 증권사 연구원으로 이미 안면이 있었고, 후에 에프앤가이드와 합병한 와이즈에프엔의 이철순 대표도 대우증권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여서 함께 일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직을 한 후에도 회사의 성장을 지켜보고 IPO를 지원하다 보니 기억에 많이 남았다. 
 
-지난해 대신경제연구소와 ESG사업 관련 MOU를 맺는 등 ESG를 적용한 IR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ESG를 접목한 IR큐더스의 사업 방향은 어떤 것인가.
△ESG 개념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라고 본다. 기업 가치 평가의 본질은 결국 회사의 지속·성장 가능성과 그 과정에서의 가치 향상에 대한 평가인데, 이 평가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들을 분류한 것이 ESG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자본시장에서 상장회사 IR 컨설팅해 온 IR큐더스도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고, 투자자가 어떤 항목으로 기업의 ESG를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 ESG 사업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작업에는 인력뿐만 아니라 연구를 위한 데이터, 시간 등 많은 자원이 필요하기에 민간 연구소 중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이고 있는 대신경제연구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신용평가의 경우 10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틀이 잡혔고, 공시된 데이터를 토대로 평가해 수치화하다 보니 기관별로 평가 결과에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ESG 분야는 공시되지 않는 데이터가 평가에 필요하고 평가 기준도 기관별로 많이 다르기에, 이를 정립하고 투자자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방침이다.
 
-연초의 기대와는 달리 대어로 지목되던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는 등 최근 IPO 시장은 침체한 모습이다. 무엇이 원인이라고 보는가.
△우선 짧지 않은 기간에 코로나19 등 여러 가지 위기를 극복하려고 전 세계가 저금리에 통화를 푸는 정책을 폈고, 그것이 지금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다 보니 이를 잡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다시 가파른 금리 인상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고, 중국의 봉쇄 조치로 인한 원자재 공급난 등이 겹쳐 자금 수급 문제와 경기·주식시장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시황이 나빠지면 기업도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기 어렵기 마련인데, IPO를 준비하는 발행사는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기 전의 기업 가치를 기대하기 때문에 괴리가 발생하고 상장 철회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IPO 시장이 활기를 잃은 이유 중 하나다.
 
-과거와 지금의 IPO 시장은 어떻게 다른가.
△시대적인 흐름이나 산업의 유행이 IPO 시장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최근의 변화무쌍한 대내외 상황들이 IPO를 어렵게 만들고는 있지만, ‘전례 없는 위기’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오히려 IPO 시장의 본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것은 투자자의 변화다.   
예전에는 공모하면 물불을 안 가리고 들어오는 투자자가 많았는데, 이제는 투자자들이 따지기 시작했다. 기업 가치가 적정하게 평가됐는지, 지주사와 자회사가 동시 상장할 때의 문제는 없는지, 신주 공모와 구주 매출 비중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깐깐하게 살피고 있다. 금융당국이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규정을 다듬고 강화하고 있는 점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IR큐더스를 통해서 IR이나 IPO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있을 것 같다. 기업들이 원활한 IR과 IPO를 위해 갖춰야 할 중요 요건은 무엇인가.
△IPO가 제대로 성공하려면 일단 기본적으로 회사에 알맹이, 즉 핵심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가치를 평가했을 때 매력적인 가격이어야 IPO가 성립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핵심역량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투자자와의 투명한 소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충분히 자사에 대해 알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것은 사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 회장이 강조한 네 가지 투자 원칙과 일맥상통한다. 버핏은 ‘모르는 기업에 투자하지 말라’라고 했는데, 기업에 대한 조언으로 바꾸면 ‘투자를 받으려면 기업에 대해 잘 알게 하라’로 생각할 수 있다.
 
-성공적인 IR·IPO를 만드는 IR큐더스만의 노하우나 경쟁력이 있는가.
△IR 컨설팅의 경우 사람이 하다 보니 제일 중요한 게 사람의 역량이다. IR큐더스는 이 부분에서 자부심이 있는데, 22년 역사의 중심을 지켜온 시니어 컨설턴트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채용으로 선발한 주니어 컨설턴트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는데, 입사하면 1년간의 교육 과정을 거쳐 금융 투자 분석사 자격증 등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사내 모든 컨설턴트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교육 과정을 마치기 위해서는 증권사 연구원들이 주로 작성하는 기업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회계 2급 자격증 등도 취득해야 한다. IR큐더스 컨설턴트의 역량이 업계 최고라고 자부하는 이유다. 
앞서 언급한 온라인 사업부문 역시 지난 10년간의 개발을 이어왔고, 최근 6년 동안은 매출의 20%를 연구·개발비로 썼다. 이를 통해 지금의 온라인 사업본부는 기업 고객 유치 등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고, IR큐더스만의 핵심 역량이 됐다.
 
-IR큐더스의 중·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개인으로서 인생의 목표는 어떤 것인가.
△기업으로서 성장해서 IPO, 상장에 성공하는 것이 중기적인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설립 목표와도 일치하는데, 자본시장에 기여하고 시장에서 칭찬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무엇을 꼭 이뤄야겠다’라는 것보다는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다. 누구나 후회를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삶과 여한이 없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이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