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타고 비상하는 다올투자증권···우발부채 우려 잠재울까
1분기 개별기준 순이익 전년 대비 13.6% 증가
IB 순영업수익 전년 대비 200억원 이상 '껑충'
IB확대 과정에서 우발부채 증가···자기자본 뛰어넘는 규모
공개 2022-05-26 08:50:00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다올투자증권(030210)이 1분기 금융투자업계 침체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선제적으로 기업금융 부문을 확대해 온 ‘IB(기업금융) 중심’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다만 IB부문을 키우는 과정 속 우발채무 위험이 자기자본 규모를 뛰어넘을 만큼 확대됐다는 점에서 리스크관리 역량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다올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6% 증가한 675억원, 순이익 14.5% 늘어난 523억원을 달성했다. 증권만 별도로 봐도 순이익은 4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다올투자증권 홈페이지)
 
다올투자증권이 약진한 데는 단연 기업금융(IB) 역할이 컸다. 이들의 1분기 기업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IB부문 순영업수익은 전년 470억원에서 올해 693억원으로 47.4%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이 증가하면서 수수료 수입도 885억원에서 1107억원으로 25%나 늘었다. 해당 수수료 수입은 대부분 IB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내역이다. 
 
지난해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별도 기준 6615억원이다. 올해 3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덩치를 소폭 키웠지만 아직은 자기자본이 7000억원 남짓에 그치는 중소형 증권사다. 다만 IB부문 중형 금융투자사에 견줄 만큼 경쟁력이 높다는 게 특징이다.
 
다올투자증권은 2019년 장외파생상품 투자매매업 인가 후 지급보증 업무를 본격적으로 개시하며 IB부문 수익창출력이 크게 개선됐다. 2020년 순영업수익은 1813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667억원을 기록했다. 순영업수익 중 IB수익은 2020년 941억원, 지난해 1789억원으로 증가했다. 순영업수익 대비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2%, 67%에 달한다. 단순히 IB부문 매출만 따져보면 1조원대 증권사에 능가하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지난해 유진투자증권(001200)(자기자본 9478억원, 별도)은 IB수익으로 1078억원, 교보증권(030610)(자기자본 1조2647억원)은 1111억원을 올렸다.
 
IB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수면 위로 떠 오른 ‘자산건정성’ 우려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대표적인 사항이 ‘우발부채’다. 우발부채는 잠재적인 성격으로 가까운 미래 불확실한 상황 발생을 대비해 쌓아놓는 채무다. 충당금과 비슷해 보이지만 충당금이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주는 반면 우발부채는 주석 상 기재로만 표기될 뿐, 당장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문제는 우발부채가 현실화하는 경우 부채가 대폭 늘어나 자본건전성 지표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110.5%로 잠재적 위험이 큰 편이다. 이는 자기자본 1조원 미만 피어그룹과 비교하면 대비가 더욱 뚜렷하다. 같은 기간 SK증권(001510)이 58.0%, DB금융투자(016610) 59.5%, BNK투자증권 46.5% 등과 비교하면 월등하게 높아서다.
 
  
우발채무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분기 말 자산유동화증권 매입보장약정은 519억원, 지급보증내역(매입확약·인수약정)이 6669억원 규모다. 자산유동화증권 매입보장약정은 차환발행 실패분 인수 후 재매각해 유동성을 책임지는 형태고, 인수약정 등 신용공여는 기초자산 최종상환을 지급보증하거나 미분양물 담보대출을 확약하며 신용위험을 부담한다. 일반적으로 유동성공여는 1% 미만으로 마진이 적고 신용공여형 보증 수수료는 2~4%로 보수가 높은데, 그만큼 작업장 부실화 발생 시 소위 ‘돈을 떼어먹힐’ 위험성도 크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다올투자증권 우발부채의 70% 내외는 위험도가 높은 가중·후순위로 구성되어있다. 여기에 전체 4분의 1에 달하는 브릿지론 중 부채가 큰 고LTV(Loan to Value)사업장 비중이 35%로 높다는 점에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위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IB토마토>에 “PF가 확실히 수익성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금리나 조달 비용 자체가 과거와 비교해 올라가고 있어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 리스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가 이를 떠안는 과정에서 비용을 통해서든 수익성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는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발채무와 관련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면밀한 부동산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유의미한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판단 시 심사기준 강화 및 취급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본확충 및 보완자본 확대를 통한 우발부채 한도관리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