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로 세상보기
다양한 회계기준과 회계 교육
공개 2022-05-27 06:00:00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영리법인에게 적용되는 회계기준으로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과 일반기업회계기준, 중소기업회계기준 등 세 가지가 있다. 각 회계기준은 적용대상과 근거법이 다르고, 소관부서와 제정기관도 다르다. 
 
먼저 회계기준의 적용대상에 대해서 알아보면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부감사법)’에 의해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중에서 상장법인과 금융회사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의무적용해야 하고,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기업은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며, 외부감사법에 의한 외부감사대상이 아닌 기업은 중소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한다.
 
다음으로 회계기준의 근거법과 소관부서에 대해서 알아보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과 일반기업회계기준은 외부감사법에 근거하므로 금융위원회가 소관부서이지만 중소기업회계기준은 상법에 근거하므로 법무부가 소관부서다. 따라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과 일반기업회계기준은 회계기준원이 제정하지만 중소기업회계기준은 법무부 장관이 고시한다. 
 
세 가지 회계기준은 클 틀에서는 유사하지만 차이도 많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재고자산의 단위원가 결정방법으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에서는 후입선출법이 인정되지 않지만 일반기업회계기준과 중소기업회계기준에서는 인정된다.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는 토지에 대하여 공시지가를 주석으로 공시해야 하지만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과 중소기업회계기준에는 이러한 규정이 없다.
 
그렇다면 공인회계사 시험은 어떤 회계기준으로 출제될까?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은 2011년부터 도입되었지만, 공인회계사 시험에서는 2010년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으로 출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에 의하면 2021년의 외부감사 대상법인은 총 33,250개이며, 이 중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적용대상이 되는 상장법인은 2,326개로서 적지만 가장 복잡하고 이론적으로 타당한 회계기준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이기 때문에 공인회계사 시험에서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으로 출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대학에서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만을 가르친다. 이는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공부한 학생은 나중에 일반기업회계기준이나 중소기업회계기준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영리법인이 아닌 경우에 적용되는 회계기준은 더 많고 복잡하다. 상속세및증여세법 상의 공익법인에 대해서는 ‘공익법인회계기준’이 적용되고,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공기업·준정부기관 회계사무규칙’과 ‘공기업·준정부기관 회계기준’이 적용된다. 그 외에도 각 법률에 의해 적용되는 회계기준으로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과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규칙’, ‘의료기관 회계기준 규칙’,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 규칙’ 등이 있다. 법률에 따라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회계기준은 아니지만 한국회계기준원이 제정한 ‘비영리조직회계기준’도 있다.
 
이렇게 여러 회계기준이 있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비영리법인의 경우에 소관부서에 따라 다른 회계원칙(발생주의 또는 현금주의, 복식부기 또는 단식부기)을 적용하고, 작성하는 재무제표의 종류와 명칭이 다르고, 동일한 거래에 대하여 다르게 회계처리하여 비영리법인 간 재무제표 비교가 어렵다. 따라서 비영리법인에게 적용되는 일관된 회계기준을 제정함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회계담당자와 외부감사인의 전문성이 논란이 되기도 한다. 소규모 비영리법인의 회계담당자는 말할 것도 없고, 대학에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만을 배우고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공인회계사 중에도 비영리법인의 회계기준을 잘 모르고 회계감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이러한 전문성 논란은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이처럼 회계기준은 복잡하고 다양하다. 이는 기업 규모나 보고 목적이 다른 다양한 영리법인이 존재하고, 규모와 성격이 다른 비영리법인도 많이 존재하므로 적용할 수 있는 회계기준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 교육에서도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외에도 회계이론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공인회계사 2차 시험에 ‘회계이론’ 과목이 있었으나 1989년부터 폐지되었다. 회계이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학에서 회계이론을 가르치고, 공인회계사 시험에도 단순한 계산문제 외에 회계이론을 출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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