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율 떨어지는데…KT&G, 수출 타고 훨훨 날아
궐련형 전자담배, 필립모리스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
수출 담배 매출액 전년비 30.6% 증가…"중동 시장 열렸다"
공개 2022-05-26 08:50:00
[IB토마토 김주리 기자] 국내 흡연율 감소에도 KT&G(033780)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점유율 확대와 해외 수출 시장에서의 흥행 덕분으로 일반 담배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경영 전략이 먹힌 셈이다.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해외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를 찾아 글로벌 수출 시장을 점검하고 하반기 유럽 시장 중심 수출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는 지난 12일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이 1조40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1% 늘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3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2634억원으로 3.4% 줄었다.
 
1분기 개별 기준 실적은 매출액 8448억원, 영업이익 27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5%,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G의 성장세는 지난 2018년부터 본격화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이 시작된 2020년을 제외하고 KT&G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특히 해외 수출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해외법인과 수출 판매가 큰 폭으로 늘면서 1분기 해외판매량은 115억개비로 전년 동기 보다 43.8% 증가했고, 매출액도 2263억원으로 62.6% 급증했다. 지난해에도 전년 동기 보다 54.9% 증가한 181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고단가시장인 중동과 아시아태평양 등 주요시장의 수출량이 회복됐고 인도네시아 법인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이다. 
 
 
사업부별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궐련형 담배 총 수요는 145억3000만 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지만 보헴시가아이스핏 등 3월 신제품 출시와 초슬림 제품 성장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특히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스틱 기준) 부문은 시장 확대와 KT&G 독자 플랫폼인 릴 하이브리드 2세대 중심 디바이스 점유율 상승효과로 국내 스틱 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달성했다. KT&G의 1분기 스틱 시장 점유율은 45.1%에 달한다. 국내 HNB(전자담배) 시장침투율 또한 17.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의 독주체제였다. 2017년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했던 아이코스는 지난해 40%대로 낮아졌고 올 2월 KT&G 릴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후발주자인 KT&G가 빠른 속도로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전국에 깔려 있는 영업망을 통해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일본, 이탈리아, 폴란드 등 25개국에 진출해 있는 KT&G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KT&G의 각국 판매량 및 자세한 매출액은 궐련형 전자담배 해외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필립모리스와의 계약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미국 수출 중단에도 올해 1분기 중동, 아태지역 일반담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제품 '릴 하이브리드 이지'(사진=KT&G 제공)
 
견고한 수익성도 유지되고 있다. KT&G는 지난해 연결 기준 25.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20%대의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순이익률도 18.59%로 탄탄한 수익성을 지켜냈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 또한 10.74%로 2017년 이후로 1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기업이 총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했는지를 보여주는 ROA(총자산순이익률)는 8.41%를 나타냈다.
 
케이프투자증권의 김혜미 연구위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1분기 실적에 견인한 건 담배 수출"이라며 "궐련 담배를 중동으로 수출하는 것이 주요한 성과였다고 본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간 중동 수출이 부진했었는데, 지난 분기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가 보였고 이는 1분기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또 "전자담배의 수출 또한 실적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분석했다.
 
향후 실적에 대해서는 "1분기와 비슷한 기조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한다"라며 "수출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내수 쪽도 국내 침투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성장하는 추이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 궐령형 전자담배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라며 "해외 수출 또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데 특히 중동, 아시아태평양, 인도네시아법인이 궐련 담배 판매 증가에 기인해 판매 호조를 기록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KT&G 관계자는 <IB토마토>를 통해 "수출 담배 증가 및 해외 담배법인 성장과 국내외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의 지속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영업이익이 증가했다"라고 답했다. 다만 2분기에 대해서는 "향후 원자재가격 상승, 공급망 및 물류 대란, 금리 상승 등의 영향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에 KT&G는 컨틴전시 플랜 수립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자담배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 KT&G는 독자적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구현하여 시장 경쟁력을 계속해서 제고해 나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주리 기자 rainbow@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