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CP' 늘리는 신한카드, 차입 비용 부담 스멀스멀
발행 금액 빠른 속도로 증가…지난해 대비 2배 넘어
공개 2022-05-23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한카드가 올해도 대규모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만 벌써 여섯 번째 공모로 액면금액 기준 총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CP 발행이 잦은 신한카드는 올해 더 빠른 속도로 발행을 늘리고 있어 조달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30일 29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한다. 제29-1회 청약은 1700억원 규모로 교보증권(030610)(500억원)과 하이투자증권(500억원), DB금융투자(016610)(400억원), 부국증권(001270)(200억원), 메리츠증권(008560)(100억원)이 인수기관으로 참여한다. 제29-2회는 700억원으로 다올투자증권(030210)(500억원)과 유진투자증권(001200)(200억원)이 맡으며, 제29-3회는 500억원으로 유진투자증권 단독 참여다.
 
앞서 회사는 지난 13일에도 2700억원 상당의 장기 CP를 발행했다. 28-1회차 청약은 1200억원으로 다올투자증권(500억원)과 BNK투자증권(700억원)이 참여했다. 28-2회차는 1500억원이며 다올투자증권(500억원)과 BNK투자증권(500억원), 코리아에셋투자증권(190650)(500억원)이 맡았다. CP 발행으로 5월에만 5000억원 넘는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실제 모집한 총액은 2580억원(제29회차)과 2383억원(제28회차)인데, 회사는 이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가맹점 대금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13조1356억원으로 2020년(13조566억원) 대비 0.6%(79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가동가맹점은 192만점으로 7.9%(14만점) 증가했다.
 
신한카드의 올해 장기 CP 발행금액은 지난 2월 2000억원(제24회), 3월 2000억원(제25회), 4월 2200억원(제26회)과 2000억원(제27회), 5월 2700억원(제28회)과 2900억원(제29회) 등으로 총 1조3800억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다른 카드사들 대비 많은 액수다. 신용 A1등급 이상 카드사의 CP 공모 발행 사례는 삼성카드(029780) 9200억원, 우리카드 5500억원, 현대카드 4000억원, 하나카드 2000억원, 국민카드 2000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빠른 속도다. 신한카드는 2021년 4월 3000억원(제15회)과 5월 2000억원(제16회)으로 5000억원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했다. 올해는 벌써 지난해 대비 두 배 넘는 금액을 발행한 셈이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발행금액을 늘리면서 총 2조3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추세대로 진행된다면 올해는 해당 금액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의 자금조달 현황은 지난 1분기 미상환 잔액 기준 회사채가 20조8876억원, 단기사채 2조4800억원, CP 3조9200억원,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특히 CP는 2020년 전체 발행액이 6000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부터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했다.
 
회사가 장기 CP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금리 상승 환경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세계 경제 불확실성 우려도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권과 달리 CP는 어음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수요 예측이나 증권신고서(만기 1년 미만) 발행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금리도 일반적으로 회사채보다 낮게 책정된다.
 
신한카드 본사 전경 (사진=신한카드)
 
다만 금리 인상 여파로 CP에 적용되는 할인율(이자율)이 계속 상승해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은 커지고 있다. 신한카드가 이번에 발행한 제29-1회차 어음의 할인율은 3.545%로 이에 따른 이자 금액은 181억원 수준이다. 제29-2회차와 제29-3회차 할인율은 3.536%와 3.514%로 이자는 각각 78억원, 61억원이다. 액면금액(2900억원)에서 해당 금액만큼 선이자를 떼고 남은 할인대금(2580억원)을 자금으로 조달하는 것이다.
 
할인율은 현재 △제24회 2.750% △제25회 3.218% △제26-1회 3.505% △제26-2회 3.422% △제27회 3.325% △제28-1회 3.428% △제28-2회 3.424% 등으로 계속 오르는 추세다. 지난해는 1.410%(제15-1회)에서 2.359%(제23-2회) 사이에서 형성돼 있었다. 민간채권평가회사의 최근 3개월 기준 신한카드 CP에 대한 평가금리 추이는 2년물이 지난 2월3일 2.210%에서 5월11일 3.180%로 나타나 0.97%p 상승했다.
 
이자는 액면금액에 할인율과 만기일까지의 일자를 고려해 계산하기 때문에 할인율이 증가하면 같이 오르게 된다. 신한카드가 올해 CP 발행으로 부담하게 된 이자 조달비용은 △제24회 276억원 △제25회 226억원 △제26회 262억원 △제27회 244억원 △제28회 317억원 △제29회 320억원 등 총 164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신한카드는 금리 상승과 함께 부채 규모가 점점 늘고 있는 상태로,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CP는 차입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부채 금액은 31조7372억원으로 2020년(28조4657억원) 대비 11.5%(3조2715억원) 증가했다. 특히 차입부채는 같은 기간 6조6629억원으로 63.1%(2조5784억원) 늘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CP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은 조달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안정적인 구성을 위한 것이다”라면서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 CP, ABS(자산유동화증권)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상품과 만기를 다변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운영하는 자금을 최소 3개월 정도는 미리 준비를 하고 있는데, 금리 인상에 따라 더욱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대비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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