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부동산금융···중소형 증권사, 리스크관리 ‘빨간불’
증권사, 부동산금융·PI 등 기업금융(IB) 확대 모드
중소형 증권사 신용공여성 채무보증 부담 과거 대비 증가
"향후 부동산 위험 본격화 시 부실화 위험 커질 수 있어"
공개 2022-05-13 15:48:56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금리인상의 파도가 몰려오며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을 관리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13일 한국신용평가는 ‘금리인상 속 증권사 위험성향 변화 전망과 모니터링 요인’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금융을 축으로 한 익스포저(위험노출)와 채무보증 위험 등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 =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2022년 영업이익 목표치를 2021년 실적 대비 높게 설정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 기저효과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도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증권사들이 실적 개선 수단으로 삼은 열쇠는 부동산금융과 PI 등을 포괄하는 IB(기업금융) 부문이다. 한신평은 금리인상으로 투자중개와 운용 등 사업부문이 위축됨에 따라 증권사들이 IB 부문에서 더욱 공격적인 영업과 위험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익스포저(위험노출)’ 문제가 생긴다. 우선 대형 증권사의 경우 자본 규모 확대로 부동산 관련 금융에 여유 한도가 있다. 또한 자본력, 다각화된 사업기반으로 리스크관리 능력이 높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한신평에 따르면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가 부동산금융을 확대할 시 경쟁에 밀려 기존 수익 기반을 상실하거나, 후순위 등 질적으로 열위한 건 참여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양적 위험 인수가 빠르게 진행되기도 했다. 이를 종합하면 중소형사들의 고위험자산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존재함에 따라 위험-수익 간 균형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채무보증의 경우도 대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관련 신용공여성 채무보증의 부담 수준은 31.3%로 2019년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중소형사의 경우 48.9% 수준으로 과거 대비 높아졌다.
 
자산건전성 여력도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말 증권사 순요주의이하자산 규모와 순요주의이하자산/자기자본비율은 1.6조원, 2.2%로 2019년 말 0.5조원, 0.8% 대비 크게 높아졌다. 다만 대형사의 경우 해외 호텔 등 부동산 회복 가능성, 금융그룹 계열의 재무 지원능력, 자본 완충력 등을 감안하면 현 요주의이하자산은 감내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중소형사는 일부 지방 소재 후순위 사업장의 부실화가 발생하는 등 잔액 기준 10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지방 부동산 위험이 본격화될 시 부실화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게 한신평 측 설명이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중소형사는 부동산 관련 채무보증 질적 위험이 높아져 이를 적절하게 통제하지 않을 시 자산건전성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형사의 경우 포트폴리오 쏠림 현상에 대한 관리 강화와 함께 건별 리스크 관리 수준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