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메기가 온다…존재감 절실한 하나손보, 괜찮을까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작년 흑자 기록 후 다시 적자 전환
치열해진 디지털 플랫폼 경쟁…존재감 세울 전략은 아직
공개 2022-05-17 06:00:00
[IB토마토 강은영 기자]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던 하나손해보험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기쁨도 잠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되며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하나금융지주(086790) 편입 후 디지털 손보사로 전환을 내세웠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여기다 하반기엔 새로운 복병까지 등장한다. 금융권 진출마다 메기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빅테크 카카오페이(377300)가 올해 9월 디지털 손보사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어 하나손보의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손보는 작년 하나금융그룹 편입 후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또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사진=하나손보)
 
올해 1분기 손해보험사들이 전반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반사 이익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우수한 실적을 거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삼성화재(000810)는 전년 동기 대비 5.2% 소폭 줄어든 4090억원, DB손해보험(005830)은 전년 동기 대비 47.2% 증가한 2799억원, 현대해상(001450)은 전년 동기 대비 19.6% 늘어난 1512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손보는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증가한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말 기준 하나손보의 원수보험료는 5526억원으로 시장점유율 0.6%를 보유하고 있다. 원수보험료 구성을 보면, 자동차보험이 3543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64.1%)을 차지한다. 이어 장기·연금보험이 1709억원(30.9%), 일반보험 274억원(5.0%)으로 나타났다.
 
하나손보는 중하위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낮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품포트폴리오 구성도 업계 평균과 다른 모습이다. 국내 14개 보험사 중 원수보험료 기준 중하위권사로 분류되는 손보사는 하나손보를 포함해 △흥국화재(000540)롯데손해보험(000400)한화손해보험(000370) △농협손보 △MG손보 등이 있다.
 
이들 손보사의 원수보험료 기준 평균 시장점유율은 3.2%며, 보험상품 비중은 장기·연금보험이 72.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하나손보는 하나금융지주 편입 후 ‘디지털손보사’로서의 전환을 내세웠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빅테크 기업 카카오페이가 올해 하반기 중 첫 상품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영업을 공식화한 가운데 하나손보가 디지털 상품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카카오페이손보(가칭)는 카카오톡이라는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반송보험, 여행자보험, 펫보험 등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막강한 디지털 플랫폼을 갖춘 카카오페이손보의 등장에 주요 손보사들도 디지털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생명과 화재, 카드 등 삼성금융 4사는 금융 통합앱 ‘모니모’를 출시하고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손보는 생활 관련 미니보험을 ‘원데이보험 앱’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가입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지만, 성장 폭은 크지 않다.
 
생활미니보험으로 분류되는 특종보험의 작년 말 기준 보유계약건수는 3만5384건으로 전년 대비 3.0%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미 과도하게 편중된 자동차보험의 보유계약건수는 108만70건으로 전년 대비 8.0% 늘었다. 하나손보가 생활미니보험과 함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집중하는 보장성보험은 전년 대비 16.6% 성장한 21만9193건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개선됐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황 전망도 안 좋아졌다. 특히 하나손보는 작년 12개 손해보험사 손해율 평균인 81.5%보다 5.5%p 높은 87.0%를 기록한 바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라간다면 그에 대한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지난 3월 취임한 김재영 하나손보 대표이사는 디지털 손보사로서 존재감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B2B2C(기업 간 전자상거래와 기업 대 소비자 전자상거래를 결합시킨 형태) 제휴를 확대하고, D2C(소비자에게 직접 판매) 채널을 강화를 위해 존재감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카오페이손보의 출범은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나왔던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하나손보의 디지털 손보사로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eyka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