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L&B, 사업확장으로 재도약하나…채권·재고 증가는 부담
발포맥주 출시에 과일소주 생산까지…와인 이어 제품 다변화 승부수
채권·재고자산 늘면서 현금 유입 줄어…엔데믹으로 와인 특수 사라질 수도
공개 2022-05-16 06:00:00
[IB토마토 최용민 기자] 코로나19로 와인 특수를 누린 신세계L&B가 판매 상품 다변화를 통해 재도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신세계L&B는 과일소주와 발포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년간 채권과 재고자산이 쌓이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지목된다.
 
12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 1999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7.6%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도 78억원에서 155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신세계L&B가 출시한 발포주 '렛츠'를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혼술’ 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혼술이 늘면서 가격이 저렴한 소주와 맥주 대신 평소에 쉽게 접하지 못한 와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신세계L&B는 이를 발판으로 올해 와인 수입사 1위를 넘어 종합주류 유통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 3월 신규 발포주 브랜드 ‘레츠 프레시 투데이’를 출시하고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유의미한 매출 실적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지만, 맥주 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신세계L&B는 지난해 3월 가동을 중단한 제주사업소(옛 제주소주 공장)를 재가동해 과일소주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5월 말 생산 예정인 이 제품은 필리핀과 베트남 등 동남아 수출 제품으로 알콜 도수 12%의 저도주다.
 
다만, 수년간 매출채권 및 기타수취채권과 재고자산이 쌓이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먼저 채권이 쌓이면 실제 현금 유입 규모가 줄어 현금 창출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재고자산까지 커질 경우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말 기준 신세계L&B의 매출채권 및 기타수취채권은 185억원을 기록해 전년(153억원)보다 20.9% 증가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에 해당하는 특수관계자 채권은 큰 변화가 없다. 반면, 일반채권에 대한 매출 채권과 미수금이 전년보다 크게 늘면서 전체 채권 규모를 키웠다.
 
여기에 재고자산도 342억원에서 475억원을 커지면서 38.9% 늘었다. 재고자산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특히 향후 엔데믹으로 홈술 문화가 사라지고, 와인 수요가 줄어들 경우 창고에 쌓여 있는 와인 재고는 신세계L&B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채권과 재고자산 증가로 운전자본에 영향을 미치면서 당기순이익 154억원 달성에도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54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193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72% 넘게 감소한 것이다. 여기에 투자활동현금흐름과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전년과 비슷해 전체 현금 유출 84억원을 기록하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천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제품 수입사는 제조사와 달라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현금이 많이 없어도 그때그때 발주해서 판매하고 대금 결제를 할 수 있다”라며 “특히 와인 수입은 다품종 소량 수입이 필요해 많은 제품들을 수입하다 보니 재고가 많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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