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회사 변신한 SK네트웍스, 실적도 ‘순항’
반도체 수급난으로 매출 줄었지만 영업익 64% 증가
민팃 사업 안정화·오늘의집 등 신규 투자 활발
공개 2022-05-09 17:28:04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다양한 신사업에 투자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쓰고 있는 SK네트웍스가 올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개선되며 증권사 추정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SK네트웍스 2022년 1분기 잠정 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네트웍스(001740)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63.9% 증가한 4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사 추정치인 353억원보다 22.66% 이상 큰 규모다. 다만 잠정 매출액은 2조500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2% 감소했다. SK네트웍스 측은 매출 감소에 대해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으로 정보통신 단말기 부문 실적이 악영향을 받아 매출이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2021년 말 기준 정보통신 단말기 부문이 SK네트웍스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약 46%에 달한다. 해당 부문의 실적이 총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기순이익은 중국 광산기업 매각 자금 회수액 반영됐던 작년 1분기에 대한 기저효과로 같은 기간 55% 감소한 294억72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2억5400만원이던 2020년 1분기와 비교하면 크게 성장한 수준이며, -199억원가량이던 전분기와 비교해도 250% 가까이 증가했다.
 
SK네트웍스의 영업이익 증가를 견인한 것은 SK렌터카(068400)와 SK매직의 꾸준한 성장세였다. SK렌터카의 경우 중고차 매각이익 증가와 제주도 중심의 국내 여행 수요회복으로 실적이 나아졌고, SK매직은 ‘올클린 공기청정기’·‘트리플케어 식기세척기’ 등 인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이어져 누적 렌탈 계정이 224만개로 늘었다. 워커힐 역시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객실·식음료 사업이 활성화하면서 손실 폭이 대폭 줄었고, 결혼식·행사 유치 등으로 실적 개선에 힘쓰고 있다.
 
SK네트웍스는 2분기 이후에도 보유 사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적을 더욱 키울 방침이다.
 
SK렌터카의 신규 서비스인 ‘타고페이’와 온라인 전용 ‘중고차 장기렌터카’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SK매직이 지난 1월 출시한 ‘에코미니 정수기 그린41’ 등 친환경 가전 라인업 ‘그린 컬렉션(Green Collection)’도 2분기에는 실적 개선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매직의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와 함께 ‘스페셜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3월에는 필립스생활가전코리아와 제휴해 ‘라떼고(LatteGo)’ 커피머신 렌탈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투자회사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신규 자회사의 사업을 강화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 최근에는 온라인 홈인테리어 플랫홈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에 투자했다. 약 2300억 규모로 진행한 투자 유치에 소프트뱅크벤처스 출자를 통해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오늘의집’은 콘텐츠·커머스·시공 중개·직접 배송·홈 서비스(수리·설치·이사) 등 주거와 생활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미국·싱가폴 등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민팃ATM’을 이용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내 '폰 셀링존' 사진=민팃
 
지난 2019년 중고 IT기기 업체 금강시스템즈의 지분을 인수해 출범, 작년 8월 독립 자회사로 분사한 ‘민팃’은 중고폰 유통 문화를 확산시키며 안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팃은 중고폰 유통사업 기업으로, ‘민팃ATM’이라는 인공지능 기반 무인 매입기를 통해 중고폰 거래를 돕는다. ‘민팃ATM’은 자동으로 휴대폰의 외관 상태와 기능을 점검해 3분 내로 최종 평가금액을 제시한다. 민팃은 최근 개인정보 삭제 기술을 강조한 신규 캠페인 영상을 선보이고, 셀프빨래방 운영 기업 ‘워시엔조이’와 연계해 ‘폰 세탁’을 주제로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인지도 확보와 입지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미래 유망 영역을 발굴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전략 아래 인공지능·디지털기술·ESG·블록체인 등에 대한 투자와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라며 “전기차 완속 충전업체 ‘에버온’과 친환경 대체 가죽기업 ‘마이코웍스’를 비롯해 ‘헤시드벤처스’·‘블록오디세이’ 등 블록체인 기업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신규 성장똥력 탐색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