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변경…적자 탓약가인하 여파…주력 안과용제 매출 급감해 수익성 악화R&D 투자 확대 통한 신약 개발에 '사활'…바이오시밀러 시장 출격 준비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우량기업' 명찰을 달았던
삼천당제약(000250)의 코스닥시장 소속부가 강등됐다. 제네릭(복제약)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오던 회사 특성상 제네릭 약가 규제 강화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처방실적 감소를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력 사업부문인 안과용제 약가인하, 연구개발(R&D) 비용 증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삼천당제약은 '중견기업' 딱지를 달게 됐다.
삼천당제약 본사. (사진=삼천당제약)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일 삼천당제약의 소속부를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변경했다. 지난 2011년 우량기업부로 선정된 지 11년 만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 상장법인을 기업규모와 재무상태, 경영성과, 기술력 등을 심사해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중견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 4개 소속부로 분류·관리하고 있다. 특히 우량기업부는 기업규모와 재무상태, 시장 건전성 등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 소속부로 기준이 가장 높다. 따라서 우량기업부에서 다른 소속부로 바뀌는 것은 사실상 ‘강등’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량기업부는 기업규모면에서 자기자본 700억원 이상 또는 최근 6개월 평균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요건을 갖춰야 한다. 재무요건에서는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어야 하며,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 5% 이상 또는 당기순이익 평균 30억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매출액은 최근 3년 평균치가 500억원을 넘어야 한다.
삼천당제약이 중견기업부로 옮겨진 것은 최근 3개년 연평균 순이익이 30억원을 넘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연결기준 순이익(비지배지분 제외)은 지난 2019년 105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166억원으로 평균 –24억원이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이익률도 우량기업부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3.9%를 기록했다.
삼천당제약은 제네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입지를 구축한 회사다. 지난 2013년 국내 일회용 점안제 생산 1위 업체인 DHP코리아를 인수하며 안과용 치료제 전문 업체로 2020년까지 고속성장을 이어왔다.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안과용제 제품군들은 대부분 히알루론산나트륨 성분 제네릭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과 함께 찾아온 정부의 제네릭 약가 규제 강화 기조로 꺾이기 시작했다. 이 시기 정부는 급여등재 시점에 따라 약가를 차등화하는 일명 ‘계단식 약가제도’를 부활시키는 등 제네릭 난립을 겨냥한 규제 강화를 단행했다. 제네릭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진 제약사들 입장에선 묻지마 출시를 통한 매출 창출이 어려워진 것이다.
삼천당제약의 실적이 악화된 궁극적 이유는 따로 있다. 정부가 지난 2018년 일회용 점안제 약가인하를 추진하며 자회사 DHP코리아가 뜻밖의 악재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삼천당제약이 보유한 DHP코리아의 지분은 지난해 말 38.4%다. DHP코리아는 소송을 통해 약가인하 방어에 나서기도 했으나, 2020년 11월 끝내 패소하며 주력 품목 '티어린프리'와 '티어린피'의 가격이 30% 이상 낮아졌다. 지난해 DHP코리아의 영업이익은 105억원으로 32.3% 감소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삼천당제약의 적자로 이어졌다.
수익성 악화는 현금흐름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9년 306억원이었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0년 32억원으로 떨어졌으며, 지난해 –7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603억원에서 491억원으로 무려 20% 가까이 급감했다.
삼천당제약은 R&D 투자 확대를 통한 신약 개발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지난해 매출액의 27.9%에 해당하는 467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했다. 현재 경구용 인슐린 ‘SCD0503’을 개발 중이며, 미국과 일본 등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점진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2020~2021년 R&D 비용은 대부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비용으로 지출했다”라며 “R&D 비용이 최고치에 달했다고 볼 수 있고, 추후 경구용 인슐린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 개발·확대에 사용될 비용은 파트너사가 부담하는 진행되기 때문에 큰 비용이 투입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가 지출할 R&D 비용은 앞서 계약했거나 계약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의 마일스톤 수입과 향후 발생할 매출로 충당할 것이므로 수익성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